새누리 분당 여부 ‘비대위’서 갈린다
새누리 분당 여부 ‘비대위’서 갈린다
  • 이원환 기자
  • 승인 2016.12.1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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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비박, 비대위원 선임권·역할 놓고 힘겨루기
▲ 새누리당 신임 정우택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장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세례를 받고 있다.ⓒ연합뉴스

새누리당 분당 여부가 비대위원장 선출과 위원 구성 결과에 따라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친박(친박근혜) 지도부가 지난 16일 총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기로 함에 따라 누가 비대위원장이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비대위는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위원장을 선출하고 위원장이 추천하는 비대위원 구성안건이 국회 상임위원장과 당 지도부 50여명으로 구성되는 상임전국위에 올라가 추인을 받으면 마무리되는 절차로 구성된다.

친박계는 정우택 의원을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시키면서 당 화합을 위한 차원에서 비대위원장은 비주류에 양보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 원내대표는 경선에서 “친박 실세는 정중히 2선으로 물러나라고 요청한다”면서 “비대위원장은 중도그룹과 비주류 쪽에서 추천하는 인물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박(비박근혜)계는 원내대표 경선 패배 시 탈당할 것이라고 시사했지만 일단 비대위 구성까지 지켜본 뒤 진로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당분간 집단 탈당 사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 전 대표는 지난 16일 부산 영도에서 핵심 당원과 비공개 송년회에서 “탈당과 신당 창당 여부를 일주일가량 신중하게 고민한 후 최종 결심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이 대표가 사퇴키로 한 21일 전국위를 개최하려 했으나 아직 비대위원장 추천에 대한 계파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다소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헌 상 전국위의 소집은 전국위 의장이 개최 3일 전까지 이를 공고하게 돼 있지만 18일 현재까지 소집 요청은 이뤄지지 않았다.

전국위 소집의 실무를 담당할 당 사무처가 파업 중이어서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하지만 비대위 구성에 대한 양측의 인식차가 커 이러한 ‘휴전 상태’는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비주류에서는 비대위원장 추천권은 상수로 두고 3분의 2 이상 비대위원 지명권을 행사함으로써 실질적인 당무 권한 행사를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왼쪽)과 유승민 의원.(자료사진=연합뉴스)
비박계에서는 주류 측에서도 수용 가능할 인물로 주호영 의원이 많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당 쇄신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김 전 대표나 유승민 의원이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친박계에서는 비대위에 전권을 줄 경우 비주류가 인적청산을 명분으로 일부 친박계 의원들을 위협할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친박계는 비대위원장 추천권은 주되 공동 비대위원장을 세우거나 또는 비대위에 친박계 인사를 다수 포진시킴으로써 견제 장치를 마련할 방침이다.

친박계 맏형 격인 서청원 의원과 핵심 실세로 통하는 최경환 의원 등은 이미 비대위원장과 위원 인선, 비대위 권한 등에 대한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원장으로는 김관용 경북도지사, 김황식 전 국무총리,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 조순형 전 의원 등이 자신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아일보] 이원환 기자 w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