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훙하이 '기싸움' 디스플레이 업계 경쟁 관심
삼성-훙하이 '기싸움' 디스플레이 업계 경쟁 관심
  • 손정은 기자
  • 승인 2016.12.18 10: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훙하이, 샤프 인수… 삼성 TV물량 조달엔 큰 차질 없을 듯

 
아이폰 조립업체 폭스콘(Foxconn)의 모기업인 대만 훙하이 그룹이 최근 삼성전자에 TV용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국내외 IT전자업계가 삼성과 훙하이간 기싸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훙하이그룹이 TV용 LCD를 넘어 미래 먹을거리인 중소형 아몰레드(AMOLED)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으며 이번 일로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계를 양분해온 삼성·LG와 중국·대만 업체 간 점유율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훙하이그룹은 지난 4월 일본 LCD 패널 업계의 원조격 회사인 샤프(SHARP)를 인수했다.

이노룩스(Innolux·대만)라는 세계 3위 패널업체의 대주주인 훙하이는 샤프를 손아귀에 넣음으로써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선두를 수성해온 한국의 두 업체(삼성, LG)를 가시권에서 직접 겨냥할 수 있게 됐다.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LG가 대형 LCD 시장에서 공고한 위치를 구축하고 있고, 삼성은 중소형 아몰레드(능동형 올레드)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갖고 있다.

삼성은 샤프 지분 2.1%를 보유한 상태에서 40인치 이상 중대형 패널에서는 세트(완제품)-패널(부품) 업체 간 협업 관계를 공고히 유지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샤프 지분도 매각해 버렸고 안정적인 공급 라인에도 적신호가 들어왔다.

훙하이에 넘어간 샤프는 삼성의 약한 고리로 여겨진 TV용 중대형 패널 공급을 '지렛대'로 삼아 모종의 협상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샤프에서 받아온 TV용 패널(약 400만~500만대 추정)을 제때 공급받지 못하면 TV 생산에 일정 부분 차질을 빚는 것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연간 5000만대 안팎의 TV를 글로벌 시장에 내놓는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에서는 굳이 샤프가 아니더라도 자체적으로, 또는 제3의 업체에서 충분히 공급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삼성은 LG디스플레이와도 일정 수준에서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20% 수준까지 샤프 물량에 의존하던 것이 삼성의 TV 공급 공정이었지만, 현재는 샤프 의존도가 5% 수준까지 떨어졌다"면서 "훙하이-샤프가 물량을 단번에 끊는다 하더라도 삼성에 직접적 타격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훙하이와 샤프는 중국에도 8조원 이상을 투입해 세계 최대 규모의 LCD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신아일보] 손정은 기자 jes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