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조특위, 靑 현장조사 무산… "최순실 없으니 진입 불가"
국조특위, 靑 현장조사 무산… "최순실 없으니 진입 불가"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6.12.1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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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실장 "경호실 자료제출·열람은 검토…'보안손님'은 소관 아냐"
▲ 16일 오후 '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이 대통령 경호실에 대한 현장조사를 마치고 청와대 연풍문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정부의 최수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청와대의 거부에도 경호동 현장조사를 강행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최순실 국조특위' 소속 의원들은 애초 이날 오후 3시 청와대 현장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조금 늦어진 오후 3시 23분께 청와대 정문에 도착했다.

청와대 측은 기존 밝혀왔던 입장대로 "국가보안시설로 지정됐기에 국조특위 경내 진입은 불가하다"며 막아서 특위 의원들과 대치를 벌였다.

이후 청와대 측은 취재진 출입을 막고 비공개를 조건으로 한 현장조사를 요구했고, 특위 의원들의 반대에 갈등을 빚다 결국 공동취재를 담당하게 된 청와대 출입기자 한 명만 들이기로 했다. 특위 의원들과 청와대 출입기자는 3시 40분께 연풍문으로 향했다.

특위는 이날 현장조사가 이뤄졌을 경우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과 최순실씨 등 비선들이 '보안손님'으로 청와대에 출입한 기록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었다.

또한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머리 손질을 한 미용사와 분장사 등 2명과 출석시켜 당시 상황에 대해 추궁할 계획이었다.

최순실씨의 '수족' 논란을 빚은 뒤 청문회에 불출석한 윤전추, 이영선 행정관도 출석 요구 대상이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경내에 진입하기 전 취재진에 "보안손님 기록, 제1·제2부속실 출입 기록, 세월호 상황보고서 , 세월호 참사 당일 문자 등의 전파 기록과 청와대 경호수칙과 관련된 자료들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의 올림머리와 화장을 전담한 정송주·정매주 자매에 대해선 "두 분이 3시 이후에 와서 머리와 화장을 얼마 동안 했는지 청와대 행정관을 통해서 4월16일 기록에 대해 질의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특위는 청와대 연풍문 회의실에 도착, 박흥렬 경호실장과 현장조사에 대한 협의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은 "대통령 경호실의 적극적인 거부로 경호실 현장조사가 사실상 무산됐다"면서 "청와대는 경내 진입을 일절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경호실 자료제출과 열람은 제한적이나마 자기들이 검토 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부연했다.

김 위원장은 또 "박 실장은 경호 실패가 아니라 누가 청와대로 들어왔느냐의 문제로 이렇게 논란이 된 것에 대해 반추와 반성을 한다"면서 "'보안손님'은 자기들 소관이 아니라는 게 경호실의 실질적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국정조사가 대통령 경호실의 적극적인 거부에 의해 국민의 뜻을 대변하지 못해 대단히 송구하다"면서 "하지만 국조특위는 국회로 돌아가 앞으로 청와대에 대한 구체적인 국민의 알권리를 반영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이와 관련, 자신의 SNS를 통해 "경호실은 청와대 경내가 아닌 면회실에서만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한치의 양보도 없다. 기자들 없이 속기사만 들이는 것까지 양보했는데 수용이 안됐다"고 상황을 전했다.

하 의원은 "면회실에서 협의만 하다 되돌아간다. 역시 최순실과 함께 오지 않으니 청와대 진입은 불가능하다"며 "최순실은 들어 가는데 국민의 대표들은 못들어가는 이런 청와대, 이제 심판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