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나경원 vs '친박' 정우택… 변화냐 화합이냐 불꽃
'비박' 나경원 vs '친박' 정우택… 변화냐 화합이냐 불꽃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6.12.1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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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 당해체·집단탈당 격론
나경원 "새누리당 전재산 국고 귀속, 사즉생 각오"
정우택 "보수재건 친박도 비박도 아닌 다같이 해야"
▲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원내대표 및 정책위원회의장 선출 의원총회에서 기호 1번 정우택(왼쪽부터)·이현재 후보와 기호 2번 나경원·김세연 후보가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새누리당 나경원·정우택 의원이 원내사령탑 자리를 두고 격돌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16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당내 양대 계파의 대리전 양상을 띤 차기 원내대표 경선을 치르고 있다.

정진석 원내대표의 사퇴로 인해 치러지게 된 이날 경선에서 '비박'의 대표로는 4선의 나경원 의원(서울 동작구 을)이, '친박'의 대표로는 역시 4선의 정우택 의원(충북 청주시상당구)이 각각 주자로 나섰다.

양자 대결 구도에서 누가 원내대표로 선출되느냐에 따라 새누리당의 정국은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당 대변인, 최고위원, 서울시당 위원장,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등을 거친 나 의원은 대중적인 인지도면에서는 정 의원을 앞선다.

나 의원이 당선될 경우 친박계 지도부의 사퇴와 새누리당 해체, 혁신 작업 등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게 정계의 중론이다.

나 의원은 이날 정견발표를 통해 "두 달 가까운 시간동안 성난 민심을 어떻게든 담아내야 한다는 생각에 고민을 거듭했고 우리는 결국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결론을 냈다"며 "반성과 신뢰회복의 길은 아직 많이 남았다. 탄핵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당의 가치를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다시 지지를 받도록 당과 보수를 혁신적으로 정비하고 재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을 사당화하고 공적 제도와 기구를 사유화한 가짜 보수를 척결해야 한다"며 "부패한 기득권 개혁을 통해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자유 민주 법치 도덕성 공동체에 대한 책임 등 진짜 보수 가치를 높이 세우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고 했다.

나 의원은 "책임 있는 사람들의 조건부 퇴진이 아닌 즉각적인 2선 후퇴와 새로운 지도부의 탄생은 작은 희망의 씨앗이 될 것"이라며 "보수의 재건을 위해 당의 모든 재산을 국고로 귀속하고 사즉생의 각오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 당을 정비하고 다시 국민의 신뢰를 얻어 대선 승리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은 옛 자민련 출신으로, 해양수산부 장관·충북도지사·당 최고위원·국회 정무위원장 등을 거치며 정책과 정무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고, 차기 대선 출마 의지까지 내비친 바 있다.

정 의원이 승부에서 살아남을 경우에는 비주류 의원들의 반발과 집단 탈당이 사실상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 의원은 정견발표에서 "나라를 살리고 보수정당을 재건하고 보수의 가치를 올바로 세워야 한다. 친박도 비박도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해야 한다"며 "우리가 자멸해서 진보좌파에 정권을 넘겨준다면 우리 국민은 진보좌파가 활개치는 세상에 놓여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또 "야3당은 이미 똘똘뭉쳐 수와 힘을 내세우며 마치 정권을 넘겨받은 것 처럼 집권세력 행세를 하고 있다"며 "야당의 공세를 바로잡고 정국을 수습해야 하며 우리가 뭉쳐야 국민이 안심하고 국정이 안정된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위기를 외면하고 분열로 나간다면 보수 정권은 실패하고 보수세력은 붕괴한다"며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끝내 갈라선다면 우리는 국가를 파탄시킨 역사의 죄인이 된다"고 호소했다.

정 의원은 "당의 화합을 이끌어내고, 실질적 협치로 성숙한 의회정치를 만들고, 개헌을 강력히 추진해 이번 대선에서 정권을 잡아보려는 진보좌파의 집권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정 의원은 정책위의장 러닝 메이트로 주류 이현재 의원을, 나 의원은 비주류 김세연 의원을 선택했다.

원내대표 경선이 주류·비주류 간 '대리전' 성격을 띠면서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된 중립 성향 의원들의 표심향방에 이목이 집중된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