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 금리인상, 한국경제가 불안하다
[사설] 美 금리인상, 한국경제가 불안하다
  • 신아일보
  • 승인 2016.12.1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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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기침을 하면 한국경제는 감기 몸살에 걸린다’는 말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이 기준 금리를 예상대로 전격 인상됐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내년 3월 인상을 포함 세번에 걸쳐서 올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를 0.25~0.5%에서 0.5~0.75%로 올리기로 결정해 3차례 인상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은행 금통위는 이번 달 기준 금리를 동결했지만 앞으로 인상 압박은 더욱 커지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금리 상승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내년 경기전망도 비관적이어서 앞날이 암울하다.

금리 인상 소식에 걱정되는 것은 우리나라 가계부채다.

가계 빚은 이미 1300조가 넘었고,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한지 오래다.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올라가면 부담해야 하는 이자가 연간 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가계부채 폭탄이 언제 터질지 모른다.

경제전문가들은 경기 부진으로 소득이 줄어들면서 연체가 발생하고 집값 하락으로 담보가치까지 떨어지면 한국 경제에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까지 가면 상상 이상의 경제 위기에 부닥치게 된다. 생각만 해도 두렵다.

가계부채를 떠받친 건 역시 저금리 정책이었던 것은 확실하다.

그동안 경기 활성화를 위한 저금리 정책이 결국 경제는 못 살리고 국민들에게 빚더미만 안긴 꼴이라는 비난을 받는 이유이다.

특히 금리 인상 부담은 저축은행 등 제2 금융권을 이용하는 취약계층에게 더욱 크다. 현재도 높은 금리를 이용하고 있는 이들은 금리가 오르면서 갚아야 할 빚의 총량이 은행권 대출자들보다 더 늘어나기 때문에 큰 문제다.

경제 체력이 튼튼하면 금리 인상에도 별 문제 없겠지만 곳곳에 악재만 무수하다. 생산, 소비, 투자 내리막 곡선을 긋고 있고, 수출도 급락 하는 등 불확실성만 증대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순실 게이트로 대통령 탄핵 문제가 헌재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경제 수장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의 부재로 경제 정책을 뒷받침할 능력이 상실된 최악의 상황이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유일호 경제부총리의 역할이 중요하다. 순발력 있는 대처가 요구된다.

정치권도 경제 문제 만큼은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나라 경제가 망가진 상황에서 당과 보수, 진보가 무슨 소용있겠는가. 경제 살리기에 힘을 모아야 하는 이유다.

내년 경제 성장률은 2%대로 떨어지고, 저성장 국면이 지속될 것은 확실해 보인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설문 조사한 결과 중소기업 10곳 중 9곳은 내년도 경기전망을 올해보다 악화될 수 있다고 봤다. 한국 경제가 최악의 국면을 맞고 있는 것이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한국 경제에는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는 막다른 골목에 선 상황이다. 그 만큼 급박하다는 뜻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파악하고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