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인상] 신흥국 경제 충격… 기업수출 타격 불가피
[美금리인상] 신흥국 경제 충격… 기업수출 타격 불가피
  • 손정은·신민우 기자
  • 승인 2016.12.15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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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회 "금리 인상 빠른 진행 수출 회복 더 부담"

회복세를 보이던 우리나라 수출이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적잖은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14일 무역업계에 따르면 금리인상으로 달러화의 현재 강세 기조는 계속 될 가능성이 높고 신흥시장에서 미국으로 자본 회귀가 진행되면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리 인상은 일반적으로 신흥국 경기침체, 달러화 강세, 유가 하락 등을 유발한다.

결과적으로 신흥국 수출에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에, 유가와 신흥국 경기에 민감한 석유화학, 자동차 등의 업종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번 금리 인상은 어느 정도 예견됐기 때문에 단기간 영향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내년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면서 금리 인상이 속도를 높이면 우리나라 수출 전망은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은 이날 내년 금리 인상이 3차례 정도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9월의 2차례 전망보다 늘어난 것이다.

반면 금리 인상으로 미국 경제가 회복되면 장기적으로 미국 수출 기업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무역협회는 달러화 강세로 인한 원자재 가격 하락과 자본 유출로 중국, 중남미 등의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경우 신흥국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국제금융시장 불안은 각국의 실물투자와 소비를 위축시키고 글로벌 경기 회복을 지연시킬 우려도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 수출에서 신흥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57.1%(올해 1~10월 기준)에 달한다. 미국(13.6%)과 EU(9.3%)가 뒤를 잇고 있다.

업종별로는 석유화학, 자동차, 일반기계, 철강 등 최근 유가 상승과 신흥국 경기 회복의 덕을 본 업종이 금리 인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화학은 최근 국제 유가 상승으로 수출이 늘어나고 있으며, 자동차도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지역으로의 수출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반기계도 유가가 떨어지면 셰일가스 업체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중대형 건설 부문 중심으로 어려움이 생길 것으로 우려됐다.

철강은 원료 수입과 제품 수출을 동시에 하는 업종이라 환율 영향은 적은 편이다. 하지만 개도국 경제가 어려워져 수요가 줄어들면 역시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생길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는 환율이나 유가보다는 수급 상황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미국 금리 인상 여파에서는 한 발짝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생산 투자를 위해 해외차입 의존도를 높인 기업의 경우 환율 상승은 부담될 수 있다.

조선업계는 결제통화 다변화 비중이 커 환율 영향이 적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변동이 클 경우 대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무역협회는 설명했다

무선통신기기도 스마트폰의 해외생산 비중이 90%에 달하기 때문에 미국 금리 동향과 환율 변동의 영향을 적게 받는 품목으로 꼽힌다.

일부 수출기업은 미국 경제가 회복되면 대미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무역협회가 최근 우리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으로 수출하는 업체의 31.7%가 금리 인상이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부정적일 것이라고 응답한 28.3%보다 더 많았다.

다른 지역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컸다. 중남미(60.0%), 중동(44.7%), 동남아(40.2%) 지역 수출기업이 이번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우려했다.

무역협회는 우리 기업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증대,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선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환리스크에 취약한 중소기업은 환변동 보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고 장기적으로는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무역협회 김경훈 수석연구원은 "이번 연준 발표를 보면 시장 예상보다 금리 인상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신흥국 경제가 받을 충격이 더 커질 수 있고 우리나라의 수출 회복에도 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손정은·신민우 기자 jeson@shinailbo.co.krronofsmw@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