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하반기까지 3만7000여 명의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인권 민감도인 '인권 감수성'을 측정해 분석한 결과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인권규약, 국내외 인권지수 및 인권조사 등과 관련한 내용을 포괄적으로 질의해 인권 감수성을 측정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진행됐다.
프로그램 참여자에는 국내 200여 개 대학의 학생들, 30여 개의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포함됐다. 40대 이상도 수천 명이 참여했다.
참여한 이들의 인권 감수성 평균점수는 100점 만점 기준으로 56.13점이었다. 이는 인권 중위권 국가로 분류되는 인도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구 교수는 밝혔다.
상위 국가는 덴마크·프랑스 등이었고, 러시아, 북한 등은 하위권이었다.
한국의 여성 네티즌은 60.03점을 받아 54.32점을 받은 남성보다 인권 감수성이 평균 10%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은 세계인권선언에 대한 인지도, 집회·시위 자유 보장, 성 소수자 권리 보장 등을 측정한 49개 문항 대부분에서 남성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구 교수는 "기존의 인권의식 조사 결과와 사회적 통념에 따르면 남성이 여성보다 인권 감수성이 높은데, 이번 연구 결과는 이를 뒤집는다"고 설명했다.
20∼30대보다 40∼50대의 인권 인식도와 정책 지지 수준이 대체로 높았다.
그러나 20대의 경우 노동조합 단결권, 집회·시위 자유 보장, 성 소수자 인권보호 등에서 40∼50대보다 더 인권 친화적이었다.
인권교육을 이수한 경험이 있으면 인권 감수성이 더 높았다. 교육 이수자들은 국내외 인권 상황을 더 잘 인지하고 있었고, 탈북자·결혼이주여성·성 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보호 요구에도 적극적이었다.
구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인권정책과 교육 방안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며 "이 프로그램은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사회학·정치학 교수들의 도움으로 영어본으로도 제작돼 내년 1월 미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보급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정원 기자 garden_b@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