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vs 여-야 vs 야 '밥그릇 싸움' 치열
여 vs 여-야 vs 야 '밥그릇 싸움' 치열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6.12.14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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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가결 후 국정수습 골든타임 허비하며 분열정치
與 친박-비박 당권 분쟁… 野 ‘통합’ 놓고 연일 공방

▲ (자료사진=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된 지 14일로 닷새가 지났지만 정치권은 분열의 정치를 펼치며 국민의 실망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여야 저마다 촛불민심을 받들었다고 앞다퉈놓고 정국 수습은 제쳐둔채 내부 다툼에 돌입한 모양새다.

새누리당 친박계와 비박계는 당권을 놓고 사생결단의 싸움을, 여권은 '통합'을 놓고 분열이 현실화되는 아이러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친박계는 심야 회동을 하고 김무성-유승민 의원을 배신자로 낙인 찍으며 맹비난했다.

또 비박계는 친박계 핵심인사 8명을 '친박8적'으로 칭하며 출당을 요구했다.

이어 친박계는 지난 13일 오후 국회에서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을 공식 출범하고 당내 주도권 장악에 나섰다.

정갑윤 의원, 이인제 전 의원, 김관용 경북지사를 공동대표로 추대한 보수연합에는 친박계 서청원·최경환 의원을 비롯해 62명의 현역 의원이 참여했다.

이들은 스스로를 '정통 보수'세력이라고 칭했다.

양 측의 당권 투쟁은 결국 한 쪽이 '절'을 떠나야만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있어 분당 가능성까지 예상된다.

결국 정진석 새누리 원내대표가 사퇴했고 야권은 이정현 대표와는 협상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원내대표가 사퇴하면서 사실상 여야정의 협상창구는 사라졌다.

야권에서는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를 견제하려는 쪽의 대립이 격해지는 양상이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야권 대선주자 단일화' 등을 놓고 공개적으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여야정 협의체 논의에서 배제된 정의당은 야권 공조가 우선이라며 양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내년 1월부터 야권통합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며 "야권이 분열된 상태에서 대선을 치러야하는가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틀 후 "민주당에서 공개적으로 통합 운운하는 것은 대단히 결례된 얘기"라며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대화하는 것이 필요하지, 공개적으로 통합 논의를 하는 것 자체가 국민의당을 음해하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14일 "지금이라도 야 3당은 수백만 촛불민심을 겸허히 확인하고 개혁과제를 정립하는 공동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민주당과 국민의당을 압박했다.

탄핵정국 속에서 여야 모두 각지 내부 주도권 다툼, 즉 '밥그릇 싸움'에만 눈이 먼 행보를 보이면서 여론의 시선이 차갑다.

사실상 선거전이 시작된 것은 맞지만 탄핵을 준비하던 지난주와는 정 반대의 모습의 비판이 거세다.

야권이 경제부총리 임명을 놓고 난항을 거듭한 것도 대권 정국과 무관하지 않다.

황교안 대행체제에 이어 유일호 체제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정국주도권을 뺏기게 되고 대선 정국에서도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차기 대선이 1987년 대선 당시 노태우·김영삼·김대중·김종필 등 이른바 1노3김 혈투에 버금가는 대혼전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는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3파전 양상보다 더 복잡해지는 것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여권은 내분이 정신이 팔렸고 야권은 대권에 눈이 멀었다"며 "국정수습에 매진해야할 국회가 또 골든타임을 허비하며 '밥그릇 싸움'에 열중하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가 앞으로도 계속 이런 양상을 이어갈 경우 청와대로 향한 촛불민심이 국회를 겨냥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