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비박, 의총서 비판 대신 기싸움
친박-비박, 의총서 비판 대신 기싸움
  • 이원환 기자
  • 승인 2016.12.1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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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발언에 친박계 박수로 화답… 비박계는 냉랭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마친 뒤 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새누리당이 14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었다.

당초 이날 총회는 심리적 분당 상태로 까지 치달은 친박근혜(친박)계와 비박계가 서로에게 날선 비판을 쏟아낼 것으로 전망됐었다.

전망과 달리 날선 비판은 없었지만 양측이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는 모습은 찾아 볼 수 있었다.

정치권에서는 친박과 비박 양측 모두 막말에 가까운 설전을 두고 주고 받았으며, 의총에서마저 그럴 경우 역풍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 비판을 최대한 자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16일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숨고르기를 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날 의총에서 정진석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정치인은 말이 생명”이라며 ”우리 정치인들의 언사를 보면서 조금 더 신중해야겠다 조금 더 자제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정현 대표는 “많은 보수 세력들과 당원들이 목숨을 걸고 지켜온 당이 아니냐. 그런 당을 없애려고 하는 것은 정말 아니라고 본다”며 “제발 당을 나간다는 말은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또 자신을 죄인이며 주적이라고 칭하며 “모든 돌팔매와 비난을 받을 각오가 돼 있다”며 “서로를 당의 자산, 보수의 자산이라고 생각하고 서로를 아껴달라. 당을 깬다, 나간다는 말을 하지 말고 변화를 위한 지혜를 함께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 같은 발언에 친박계는 박수로 화답했다. 하지만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의원 등 비박계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당이 분열되지 않도록 노력하자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합의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계인 조원진 최고위원은 의총 직후 “당을 해체한다 이런 얘기는 맞지 않다”며 “차분하게 탄핵의 옳고 그름, 탄핵과 비탄핵의 갈등에 대해 이제는 한발 물러서서 당을 어떻게 대통합을 하고 보수 전체를 대통합시킬 것이냐에 관심을 갖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어제 보수대통합 회의 자리에서 말씀을 드렸지만 분명하게 소위 언론에서 말하는 친박분들은 완전히 2선 후퇴를 한다”며 “또 당 윤리위에서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에 대한 출당 조치는 절대 없다. 그렇게 안한다. 그리하면 저 스스로도 반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조 의원은 “차분하게 당을 걱정하는 분들이 많아졌다”며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당 내홍은 수습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비박계인 유승민 의원도 “원내대표를 추대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합의된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또 비박계는 의총 직후 원내대표 선거와 관련해 곧바로 원내모임을 이어갔다.

[신아일보] 이원환 기자 w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