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정 협의체 구성 논의부터 '삐그덕'
여야정 협의체 구성 논의부터 '삐그덕'
  • 이원환·김가애 기자
  • 승인 2016.12.1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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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부 측 대화 파트너로 경제부총리 지목… 黃권한대행 배제
이정현 “쓰레기통으로 갈 얘기”… 정진석 “되든 안 되든 해봐야”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국정의 조기 정상화를 위해 공감대를 형성한 여야정협의체가 구성 논의에서부터 난항을 보이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계로 구성된 새누리당 지도부는 야당을 믿을 수 없다면서 제안을 일축했다.

야당도 친박계 지도부를 대화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협상은 진통을 겪고 있다.

또 여당 내부에서 친박계와 비박(비박근혜)간 내분이 격화하는 양상이어서 앞으로의 전망이 밝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일각에서는 여야정 협의체를 하자는 말씀을 하지만, 새누리당은 대통령의 권한정지로 인해 여당의 지위는 물론 자격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여당 기득권을 스스로 포기하고 박 대통령 출당 조치와 대국민사과를 선행하는 게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덧붙였다.

추 대표는 “삼부 요인 중 한 분인 국회의장을 중심으로 각 당 대표들과 경제부총리를 대표로 하는 정부 대표가 정책협의의 틀을 갖춰야겠다”면서 “저는 지난 9일 국회·정부 정책협의체를 제안한 바 있는데, 국회의장과 각 당 대표 연석회의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새누리당 지도체제가 조만간 변경되면 그 이후 회담을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는 논의를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새 원내대표에 친박계가 오면 일체의 대화를 거부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내분이 정리되지 않으면 여야정협의체의 구성은 미뤄질 전망이다.

국민의당도 친박계가 참여한 협의체 구성에 난색을 나타내고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정현 대표를 상대로 무엇을 논의하거나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 대표 측은 협의체 구성에 대해 각 당 대표와 정책위의장이 참여하고, 필요하면 원내대표도 참석하는 등 의제에 따라 참석 범위를 열어두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추 대표는 ‘의장-각 당 대표 연석회의’를 제안하면서 정부 측 참석자로 경제부총리를 지목했다.

이는 협의체에 황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배제하겠다는 의사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이날 오후 열리는 여야 3당 원내대표회담에서 논의해보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정현 대표가 협의체 구성 논의에 부정적인 반면 정진석 원내대표는 수용 의사를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정치권이 서로 논의해서 협치를 한다면 얼마나 좋겠느냐”면서도 “야당이 하는 제안은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의 발표 내용이 하루살이도 아니고 하루를 넘기기 어렵지 않았느냐”며 “자기들이 얘기해놓고 휴짓조각처럼 버리는 말들이 많다. 그 사람들 이야기는 곧바로 쓰레기통으로 갈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반면 정 원내대표는 이날 “지금까지 여야정 간 논의 기구가 제대로 굴러간 게 별로 없지 않느냐”라며 “그렇지만 시국은 시국이니 되든 안 되든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 원내대표는 협의체에서 경제부총리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신아일보] 이원환·김가애 기자 whlee@shinailbo.co.kr,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