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웅제약이 인재를 떠나보내는 방식
[기자수첩] 대웅제약이 인재를 떠나보내는 방식
  • 손정은 기자
  • 승인 2016.12.1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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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톡스 원료인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두고 감정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또 다시 껄끄러운 상황을 맞게 됐다.

대웅제약에서 약가·대관·홍보를 총괄하던 주희석 상무가 이달부터 메디톡스에서 출근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메디톡스 입장에서는 적군의 전력을 꿰뚫고 있는 '키맨'을 영입한 셈이다.

특히 제약사에서 약가와 대관은 회사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매우 핵심적이고 민감한 업무다. 단순히 1명의 인재가 넘어간 것 이상의 의미가 있는 이유다.

대웅제약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물론, 윤재승 회장이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주 상무는 지난 9월 대웅제약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퇴사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는데, 올 초 종근당에게 인지장애개선제(치매치료제) '글리아티린'의 국내 판권을 뺏겼던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글리아티린은 가장 많이 처방되는 치매치료제로 연 매출 600억 원에 이르는 대형품목이다.

글리아티린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경쟁사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것은 주 상무가 대웅제약에 불편한 감정이 있음을 충분히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대웅제약은 윤재승 회장 취임 후 30~40대 초반을 임원으로 승진시키는 등 파격행보를 보이며 기존 임원들이 상당수 이탈했다. 지난 7월에도 대거 '물갈이 인사'를 진행한 바 있다.

특히 윤재승 회장 측근으로 불리며 전문·일반의약품 영업을 총괄하던 박재홍 전무를 본부장에 앉힌지 9개월여만에 교체하기도 했다. 대웅제약은 영업조직을 전문의약품, 일반의약품 2본부로 분류하고 책임자를 교체했다.

대웅제약은 파격 인사를 발표할때마다 '윤재승표 조직혁신'으로 포장한다.

하지만 대웅제약이 어느새 업계 종사자들이 이직을 기피하는 회사가 됐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신아일보] 손정은 기자 jes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