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휩쓴 천안·아산, 구제역 대비에 분주
AI 휩쓴 천안·아산, 구제역 대비에 분주
  • 고광호 기자
  • 승인 2016.12.07 14: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축산농가에 백신 보급… “양돈농가 유심히 예찰 중”

▲ 지난 5일 살처분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경기도 평택의 한 산란계 농장 인근 도로를 방역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을 휩쓸며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축산농가들은 구제역까지 등장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예방접종에 주력하고 있다.

7일 천안·아산시에 따르면 AI가 지나간 뒤 소나 돼지사육 농가가 구제역에 노출될 수 있어 방역 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11월 천안시 동남구 풍세면 봉강천 야생조류 분변에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고병원성 AI, H5N6 바이러스가 검출된 이후 10여개 농가에서 AI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에 닭과 오리 등 가금류 87만4000여마리에 대한 살처분이 진행되고 있다.

또 지난 4~5일에는 4곳의 닭과 오리농장에서 양성판정을 받았고 모두 고병원성 AI로 확진됐다.

일단 도 가축위생연구소와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천안·아산시는 맹위를 떨치고 잇는 AI 차단 방역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AI가 지나간 뒤 소나 돼지사육 농가가 구제역에 노출될 수 있어 방역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10월부터 가축방역대책상황실을 운영 중인 이들 자치단체는 공주와 논산, 홍성 등 인접 시군에서 과거 구제역이 발생했고 일부에서는 구제역 NSP항체가 지속적으로 검출되는 등 바이러스가 여전히 잔존해 있다고 보고 예방접종에 주력하고 있다.

예방백신을 투여하고 난 뒤 형성되는 SP항체와 달리 NSP항체는 야외감염 이후 만들어진 항체라서 NSP항체가 나왔다면 그 소나 돼지는 일단 구제역에 노출됐었다고 볼 수 있어 모니터링에 집중하고 있다.

천안시는 동남구 병천면 등 돼지농가가 밀집한 지역에 우선 38만5000마리의 소·돼지에 투여할 백신을 축산농가에 보급했다. 일부 농장주들도 축협 등을 통해 구제역 백신을 별도 구입해 투여하고 있다.

특히 천안은 지난 2월 풍세면 용정리 농장에서 식욕부진과 발굽 탈락 증세를 보이던 돼지가 구제역 양성반응을 보여 50t 규모 매몰용 대형탱크인 HDP(고밀도이중벽통) 5개를 설치해 돼지 2600여마리를 살처분한 바 있다.

아산시의 경우 올해는 구제역에서 비켜가고 있으나 지난해 3월 음봉면 쌍암리 돼지농가에서 구제역이 발병해 3000여마리가 희생됐다.

시 관계자는 “소는 백신투여 효과가 거의 100%여서 그나마 안심이 되지만 돼지는 종의 특성상 항체 형성 속도가 더디고 효율이 낮아 양돈농가를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며 “항체 형성률이 저조한 농가에 대한 예찰을 강화하고 소독을 소홀히 한 농가에 대해서는 행정처분을 내려 구제역 차단방역을 독려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신아일보] 천안/고광호 기자 ko5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