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부동산시장 냄비뚜껑 "한 동안 닫아 두세요"
[기자수첩] 부동산시장 냄비뚜껑 "한 동안 닫아 두세요"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6.12.07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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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세력이 몰리면서 일부 지역에서 시장 과열이 나타나고 있다"

불과 2개월전 부동산 시장은 '과열'과 '투기', '급등'이란 단어들로 표현됐다. 또, 경제부처 수장들은 연일 "대책이 있느냐?"는 질문 세례를 받아야 했다.

그리고 결국 근래 들어 가장 강력한 규제책으로 평가받고 있는 11·3부동산대책이 나왔다. 격세지감(隔世之感)이다.

이번 대책을 기점으로 부동산시장은 '냉각'과 '실수요', '하락'이란 단어들로 채워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보완책 요구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시장 냉각을 넘어 '냉동'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담겨 있다. 그만큼 표면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이번 대책의 파급력은 적잖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당장 보완이 필요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책을 내놓은지 이제 겨우 한달이 조금 넘은 시점에서 다시 손을 댈 경우 더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팔팔끓던 냄비의 물거품이 가라앉았다 해서 그 물이 얼어붙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너무 멀리 간 것이다.

지금은 일단 끓는 물이 넘치는 것을 막기 위해 불을 줄여 놓은 정도다. 한 번 끓어 오른 물은 작은 불만 있어도 쉽게 식지 않는다.

지금도 내집마련이든 투자든 정상적 수준의 수요자들이 움직일 공간은 충분하다. 당초 정책의 취지대로 집값과 청약경쟁이 넘치도록 과했던 부분이 정상화되는 것이 시장 냉각의 착시현상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 뿐이다.

정부는 의지를 가지고 '실수요자 중심' 정책을 꾸준히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 불 조절 후 한 동안은 냄비뚜껑을 닫아 두는 '은근과 끈기'가 맛있는 요리를 만든다.

[신아일보] 천동환 기자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