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말고 뭐 짓나… 건설사 깊어지는 '고민'
집 말고 뭐 짓나… 건설사 깊어지는 '고민'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6.12.0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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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과다·부동산 대책으로 주택사업 '먹구름'
국내·외 시장 모두 뚜렷한 돌파구 없어 '막막'

▲ 경기도 하남시 아파트 공사 현장.(사진=신아일보DB)
최근 몇 년 지속된 공급과다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여파로 내년 건설사들의 주택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문제는 국내·외 모두에서 뾰족한 대안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한 동안 주택사업 호황기를 누렸던 건설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내년 주택공급 물량을 상당 폭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몇 년 주택공급량이 급격히 증가한데다 정부가 최근 아파트 청약과 집단대출 규제 강화에 나서면서 신규주택시장의 수요 자체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은 지난달 발표한 '2017년 주택·부동산시장 전망'을 통해 내년 민간부문 주택인허가 물량이 올해 57만호(전망치) 보다 15.8% 줄어든 48만호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분양물량 역시 올해 45만호(전망치) 대비 15.6% 감소한 38만호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건산연은 내년 조선업 등 구조조정 여파로 실수요층의 주택구매여력이 미미해지고, 대출규제 강화에 금리상승 부담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처럼 그동안 활황세를 탔던 주택시장이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주택사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건설사들은 고민이 깊어졌다.

그나마 사업적 대안이 될 수 있는 해외수주 부분 역시 저유가의 영향으로 침체기를 겪고 있는데다 국내에서 추진할 만한 신사업 분야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대안이라고 해봐야 기존 사업을 여건에 맞게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용한다는 정도일 뿐 아직 구체적인 대비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몇몇 건설사들은 수익성 높은 사업이나 공공사업 수주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A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해외건설 비중이 예전보다는 좀 높아질 것 같지만 이 역시 불확실성은 큰 상황"이라며 "서울 위주 수익성 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수주하고 재개발·재건축 주택 분양을 늘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B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택지를 확보해서 진행하는 주택사업보다도 뉴스테이처럼 정부차원의 민관합동사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주택사업 의존도가 높았던 건설사들이 사전에 대안을 마련해 놓지 못한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홍일 건산연 경영금융연구실장은 "저유가로 중동 상황이 좋지 않고, 국내 역시 대안이 별로 없다"며 "해외건설의 경우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신흥국의 문을 계속 두드릴 필요가 있고, 국내에선 미래형 다양화된 주택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건설사들이 주택시장 위축에 대한 전략은 세우고 있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기지 못한 상태에서 이같은 상황을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아일보] 천동환 기자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