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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어르신이 건넨 요구르트 2개
[독자투고] 어르신이 건넨 요구르트 2개
  • 신아일보
  • 승인 2016.12.0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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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시 주민생활지원과 무한돌봄팀 사례관리사 김만승

 
동두천시청 주민생활지원과 무한돌봄팀은 5명의 사례관리사가 사례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례관리란 복잡다단한 문제 및 욕구를 가진 대상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복지실천기술의 하나이다. 쉽게 말해서 대상자의 어려움을 쪽집게처럼 찾아내어 가장 적합한 자원을 찾아 해결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19세기 러시아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 문호이자 대사상가인 레프 톨스토이는 그의 작품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이자 원동력이 무엇인지를 말하고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사랑 때문이라고 한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누군가의 사랑이 전제가 돼야만 한다는 것이다.

얼마전 동료 선생님과 함께 가정방문한 한 독거 어르신의 사랑이 기억에 남는다.

고랑처럼 깊이 패인 얼굴의 주름만큼이나 지나온 세월이 녹녹치 않게 느껴지는 분이었다. 어르신은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하지 못한 채 수리불가한 보일러 대신 집안에 연탄난로를 설치하고 사셨다.

오래된 가옥이라 보일러를 설치하려면 보일러 교체뿐 아니라 방바닥, 외장벽까지 손을 봐야 하는 대대적인 공사가 필요해 집주인도 어르신이 원하면 다른 데로 이사를 가라고 했단다.

하지만 빠듯한 생계비에 비싼 월세부담을 안고 이사를 하기란 어르신에게 쉽지 않은 결정이란다.

어르신은 90세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정정한 편이었지만 연탄을 갈고 재를 버리는 일이 여간 힘겨운 일이 아니라고 하신다.

어르신이 겪는 문제와 욕구를 파악하고 상담을 마칠 즈음 어르신은 ‘내일모레면 갈 늙은이 찾아와줘서 고맙다’며 거듭 고맙다는 인사를 잊지 않으셨다.

이내 어르신은 주방 한 켠에 놓인 냉장고로 가시더니 손등에 주름이 자글자글한 손으로 뭔가를 꺼내 우리에게 건네는 것이었다. 그것은 한 입에 털어 넣을 만한 작은 요구르트 2개였다.

물질적 폐를 끼칠까 손사래를 치며 급히 나가려는 우리의 발걸음은 붙들리고 말았다. 많이들 갖다 줘서 먹을 게 충분하다며 기어이 손에 쥐어주시는 어르신의 무차별 요구르트 폭탄에 거절의 방어태세는 어느새 무장해제 당하고 말았다.

우리는 나와 타인 사이에 다양한 셈법을 동원해 이익과 손해를 저울질하며 살아간다.

개개인이 살아가는 방식에 참견할 일은 아니지만, ‘이타주의’를 주창하는 사람들은 나누며 살아가는 것이 결국 장기적으로 볼 때 상호 이익이며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나눔의 의미를 조금만 더 확대해도 우리가 무엇을 가졌든, 얼마를 가졌든 사실 중요하지 않다. 나누고자 하는 진심어린 마음이면 충분하다. 요구르트를 건넨 어르신처럼 말이다.

어르신이 마음을 담아 건넨 2개의 요구르트는 역동적 사랑의 적극적 표현이요, 느껴볼 만한 꽤 짜릿한 마음의 부딪힘이며 지친 심장을 뛰게 하는 치유의 자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자는 요구르트 2개가 뭐길래 장광설을 늘어놓느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그날 그 요구르트는 누가 볼까 꼭꼭 숨겨놓은 보물인 양 하루 종일 내 외투 주머니안에서 나오질 않았다.

흔히 도움을 주는 것은 일방적인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가진 자가 못가진 자에게, 있는 자가 없는 자에게 말이다. 하지만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이것은 잘못된 표현이다.

우리는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에서 상호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의 이동만으로 따질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례관리를 한다는 것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역동적인 과정이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서로 나누고 자극받고 사랑하게 된다. 우리의 삶처럼 말이다.

/동두천시 주민생활지원과 무한돌봄팀 사례관리사 김만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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