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원유 감산 결정… 8년 만에 합의
OPEC 원유 감산 결정… 8년 만에 합의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6.12.0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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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0만 배럴로 합의… 배럴당 60달러까지 오를 듯

▲ (사진=신아일보 DB)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원유 감산에 합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OPEC 회원국들이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8년 만에 감산에 합의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OPEC은 하루 석유 최대 생산량을 이전보다 120만배럴(3.3%) 줄인 3250만 배럴로 합의했다.

이날 총회는 올해 9월 알제리에서 합의한 산유량 감산의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당초 시작부터 진통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으나 사우디, 이란, 이라크 등 3대 산유국이 쟁점에 합의하면서 예상보다 쉽게 합의에 도달했다.

OPEC 3위 산유국인 이란은 경제 회복을 위해 제재 이전 수준으로 생산량을 유지해야 한다며 하루 397만5000배럴에서 동결하겠다고 제안했다.

사우디는 이란, 이라크의 감산이 중요하다며 370만7000배럴을 요구했고 중재에 나선 알제리는 하루 평균 379만5000배럴을 제시했다.

사우디는 알제리의 중재안을 받아들여 이란이 하루 평균 380만 배럴을 생산하는 데 동의했다.

OPEC이 합의에 도달하면서 비OPEC 회원국 중 최대 산유국인 러시아도 생산량을 감축할 의사를 밝혔다.

러시아는 60만 배럴을 감산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합의 과정에서 목표를 낮춰 하루 평균 3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했다.

OPEC이 최종 감산합의에 이르면서 원유 공급 과잉이 상당 부분 해소돼 유가가 배럴당 60달러대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WSJ는 국제유가 상승이 세계 경제를 일으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함께 내놨다.
유가 상승이 미국 일자리를 늘리고 부채에 허덕이는 산유국 재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더불어 선진국의 디플레이션(가격 하락) 문제도 해결해 글로벌 경제에 요긴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국제유가 상승 소식을 가장 반기고 있다.

미국은 저유가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원유업계 투자가 줄고 산유량도 하루평균 100만 배럴(bpd)이 줄어드는 현상을 겪었다.

그러나 최근 OPEC 감산합의를 앞두고 기대감 속에 유가가 오름세를 타면서 업계 투자가 다시 늘어났으며, 향후에는 이 같은 흐름에 불이 붙으면서 일자리도 늘어날 전망이다.

WSJ는 일자리 증가와 임금 상승이 이어지면서 결과적으로 미국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유국 역시 국제유가 상승을 환영하고 있다.

러시아, 브라질, 나이지리아를 비롯해 중동, 북아프리카의 산유국들은 2년에 걸친 저유가로 재정적자와 부채 증가에 시달려왔다.

하지만 유가가 오르면서 정부 부채 문제를 덜 수 있게 됐으며, 정부 지출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의 제프리 쿠리 애널리스트는 “더 높은 유가가 경제 성장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내년부터 시작되는 감산이 제대로 이행되는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산유국들은 지난 1998~1999년, 2001년, 2008년에도 감산합의를 해놓고 제대로 지키지 않은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에는 모니터링 기구를 만들어 이행상황을 점검해 발표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과거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