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렸던 '탄핵연대' 제자리… 열쇠 쥔 비박 "9일 처리"
흔들렸던 '탄핵연대' 제자리… 열쇠 쥔 비박 "9일 처리"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6.11.3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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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9일 본회의 무게 '탄핵 공조체제' 재구축
탄핵안 가결이 퇴진 합의?… 靑 "헌재는 가야"

▲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를 비롯한 당내 비주류 모임인 비상시국회의 소속 의원들이 지난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를 지켜본 뒤 긴급대책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거취를 국회로 떠넘기면서 야당과 여당 비주류로 구성된 '탄핵연대'가 잠시 흔들거렸다가 30일 다시 제자리를 찾은 모습이다.

사실상 탄핵소추안 가결의 열쇠를 쥐고있는 새누리당 비주류가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 후 한 발 물러섰다가 대오를 정비했기 때문이다.

탄핵소추안의 표결 날짜를 두고는 2일이냐, 9일이냐를 두고 이견이 나오고 있지만 9일쪽에 무게를 두면서 그 스케줄에 맞춘 탄핵 공조체제가 재구축됐다.

특히 야당의 비주류로 구성된 비상시국위는 박 대통령의 거취에 대한 여야 간 협상 시한을 8일까지로 선 긋고 탄핵안 처리의 '마지노선'을 내달 9일로 못 박았다.

그러면서 "탄핵 가결선에 무슨 큰 어려움이 있을 것처럼 얘기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며 "저희가 파악한 바로는 탄핵 의결정족수는 분명히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애초 내달 2일 본회의에서 탄핵안 처리에 무게를 뒀던 야 3당은 여당 비주류의 이런 입장에 9일로 연기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야3당 대표 회동을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이날 야3당 대표 회동을 갖고 탄핵안을 최대한 2일 처리하도록 여당 비주류를 설득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9일로 미루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야3당 대표는 비상시국위가 임기 단축에 대한 여야 간 협상을 지켜보기로 한 것과 달리, 임기 단축 협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공동 탄핵소추안을 여당 비주류 측에 전달해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애초 야당은 전날 오후 여당 비주류 측에 탄핵소추안 초안을 전달하려고 했지만 비주류 측이 박 대통령 담화 내용에 대한 논의에 들어가면서 미뤄졌다.

여당 비주류 측은 탄핵안 초안에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의 7시간 행적 등이 포함된 것에 대해서는 거부 반응을 보였다.

헌정 질서 유린 및 헌법과 법률에 대한 중대한 위반 내용이 탄핵 사유가 돼야 하는데, 세월호 문제는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이 쉽게 양보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내용 수정까지는 시간이 충분한 만큼 탄핵 추진에는 별다른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 대통령은 전날 여야가 합의해 퇴진 시기와 절차, 방법 등을 정해주면 그에 따르겠다고 약속했다.

재적의원 3분의2(200명) 이상 찬성이 필요한 탄핵안이 통과된다는 것은 여당 의원들도 찬성표를 던진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여야 합의와 다르지 않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은 최장 6개월이 걸리는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기다리면서 정국혼란과 국정공백을 초래하지 말고 즉시 하야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국회가 결정하는대로 일정과 방법을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탄핵안 가결을 국회의 퇴진 합의로 볼 것이냐는 문제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하면 따르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국회에서 법 절차에 따라 하는 것인데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절차가 있는데 헌재의 심판까지 가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결국 헌재의 심판을 받아야하는 탄핵으로 가든, 개헌으로 임기단측을 시키든 결정하라는 이야기나 다름 없다.

따라서 박 대통령은 본인에게 제기된 혐의의 유무죄를 가리는 차원에서라도 특검과 함께 헌재의 탄핵 심판 절차까지는 반드시 밟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