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무장관 므누신·상무장관 로스 지명 전망
트럼프, 재무장관 므누신·상무장관 로스 지명 전망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6.11.30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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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드만삭스 출신 스티븐 므누신.(사진=AFP/연합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재무장관과 상무장관에 월스트리트 출신인 스티븐 므누신(53)과 윌버 로스(78)를 각각 지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이르면 오는 30일 중에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출신의 므누신을 트럼프 정권의 재무장관에 임명한다는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NBC뉴스도 투자자 출신 로스가 이날 트럼프의 대선구호인 ‘미국을 다시 한 번 위대하게’가 적힌 모자를 쓰고 웃으면서 트럼프 타워를 떠났다며 로스의 상무장관 낙점 소식을 보도했다.

므누신은 트럼프 선거캠프에서 금융위원장을 지낸 인물로 정부 경험은 없다.

예일대를 졸업하고 골드만삭스에 들어가 금융계에 입문한 므누신은 17년간 일한 골드만삭스를 2002년에 떠난 후 헤지펀드 회사인 ‘듄 캐피널 매니지먼트’를 창립했다.

NYT는 므누신이 대출 회사인 ‘원웨스트’의 회장을 맡았을 당시 일부 고객에게 부적절한 대출을 하고 소수인종 지역 거주민들에게 불법 대출을 한 의혹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므누신은 트럼프와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도 있었다.

므누신의 헤지펀드 듄 캐피털은 2008년 트럼프가 시카고에서 벌인 건설 사업에 투자했다.

트럼프는 대출 조건 확대를 위해 므누신의 회사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 결국 합의로 소송은 마무리됐다.

지난 4월 트럼프가 공화당 뉴욕주 프라이머리에서 승리하고 므누신에게 캠프의 재무책임자 자리를 제안하자 그는 제안을 받아들였다.

재무장관에 므누신이 오른다면 행크 폴슨(조지 W 부시 정권), 로버트 루빈(빌 클린턴 정권)에 이어 골드만삭스 출신으로는 세 번째 재무장관이 된다.

▲ 트럼프 타워 나서는 윌버 로스.(사진=AP/연합뉴스)
사모투자펀드(PE) 투자자 출신인 로스는 1970년대 후반 글로벌 투자은행 로스차일드에 들어가면서 금융계에 입문했다.

그는 24년간 이 회사에 재직하면서 파산·구조조정 부문을 이끌다 회장까지 올랐다.

로스는 자신의 이름을 딴 사모투자펀드 ‘WL 로스 & 컴퍼니’를 운영하면서 ‘기업 사냥꾼’, ‘파산의 왕’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트럼프와는 수십 년에 걸쳐 알고 지냈다.

1980년대 로스가 로스차일드에서 일할 당시 뉴저지 주 애틀랜틱 시티에 있는 트럼프의 카지노가 도산을 피할 수 있도록 도운 이후 두 사람은 계속 교류했다.

로스는 대선전에선 트럼프를 위한 모금행사를 열었고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100일 구상’을 만드는 과정에서 자문역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

그는 미국 내 ‘재팬소사이어티’ 회장도 맡아 지난 9월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찾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만났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과의 인연도 있다.

로스는 1997년 말 한국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국제 채권단과의 협상 자문 및 중재역을 맡아 위기극복 후 한국 정부로부터 공로표창도 받았다.

로스는 당시 한라그룹 등 주요 기업 구조조정 작업에도 관여했고 한국산업은행 채권 헐값 인수 등을 통해 막대한 이익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