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늪’ 속 과학기술연구 기관장 인사 ‘스톱’
‘최순실 늪’ 속 과학기술연구 기관장 인사 ‘스톱’
  • 이선진 기자
  • 승인 2016.11.3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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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부 산하 3곳 연말까지 인선 난항 전망
내년 초 KIST 등 4곳 기관 소장 임기 끝나

최순실 사태로 정부의 국정운영에 타격이 가면서 과학기술 국책연구기관장들의 인사도 줄줄이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30일 과학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 산하기관 중 신임 기관장 인선이 진행 중인 곳은 모두 5곳이지만 이 가운데 3곳 이상이 올 연말까지 기관장이 정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원장자리가 공석이다. 권동일 전 원장이 올해 6월 취임했으나 보유주식 문제로 4개월 만에 자진 사퇴했다.

미래부는 지난 28일 차기 원장 후보자 선정에 착수해 6명으로 압축했으며 이를 3명으로 추리고 재산과 연구윤리 문제 등을 검증한다.

하지만 연말까지 표준연 원장자리가 공석으로 남을 확률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부 관계자는 “검증 과정은 후보자에 따라 너무 다양해서 기간을 예측하기는 곤란하다”며 “4주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12월 5일 김차동 현 이사장의 임기가 끝나는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직은 9∼24일 이사장후보추천위원회가 초빙 공고를 내고 지원을 받았다. 선정에 2개월가량이 걸릴 수 있어 연말에 공석이 될 가능성이 있다.

과학기술계와 관가 일부에서는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국정 공백 사태가 이어지면서 국책연구기관 인사가 지연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미래부는 “기관장 선임은 일정대로 추진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래부 설명처럼 일정대로 선임이 추진됐는데도 공석 발생이 불가피한 경우도 현실화됐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이사회는 올해 9월 박영아 현 원장의 연임을 결정했지만, 미래부 장관이 이를 불승인했다.

불승인 결정 후에도 이사들은 미래부에 박 원장의 연임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전달했으나 미래부는 수용하지 않았다.

박 원장의 임기는 한시적으로 연장된 상태다. 다음 이사회가 열리는 내달 22일이나 23일에 끝날 예정이다.

아울러 미래부는 현재 공석인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과 12월 8일에 임기가 끝나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원장 인선도 일정대로 진행해 현재 후보자를 3배수까지 추렸다고 전했다.

한편 내년 초에는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 한국기계연구원 원장,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부설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소장의 임기가 끝난다.

[신아일보] 이선진 기자 s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