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그룹, 롱비치터미널 지분 현대상선과 절반씩 인수 추진
SM그룹, 롱비치터미널 지분 현대상선과 절반씩 인수 추진
  • 문정원 기자
  • 승인 2016.11.3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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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4000억원 인수자금 조달 어려워…정부에 지원 요청
▲ (자료사진=신아일보DB)

SM그룹이 현대상선과 지분을 나눠 한진해운의 미국 롱비치터널을 인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SM그룹은 한진해운의 롱비치터미널 지분 54%를 현대상선과 절반씩 인수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최근 정부에 이런 의사를 전달했다.

앞서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담당하는 법원은 이 회사 자산을 매각하는 본 입찰에서 SM그룹의 대한해운에 롱비치터미널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내줬다.

당시 대한해운은 구체적인 입찰가는 적어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법원은 매각 주관사를 통해 지난 28일 현대상선과 한앤컴퍼니로부터 가격제안서를 비공개로 제출받았다.

법원은 조만간 적정 가격을 정해 우선협상대상자인 대한해운에 제시할 예정이다.

대한해운이 이를 받아들이면 롱비치터미널을 단독으로 인수할 수 있으나 자금 사정상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한진해운은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전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담보로 6개 해외 금융기관으로부터 약 3000억원을 대출받았다.

대주단은 당시 한진해운으로부터 경영포기 각서를 받은 것을 근거로 대출금 3천억원을 터미널 인수자가 떠안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터미널 운영 자금 1000억원을 더하면 최소 4천억원이 인수 자금으로 필요하다.

현대상선도 자체적인 자금 조달이 어려워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현대상선은 지난 6분기 내내 적자를 냈고 올 3분기에도 2천303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대한해운은 해운업 육성 차원에서 산업은행이 나서서 롱비치터미널을 인수하면 지분을 현대상선과 나눠 갖는 방식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한진해운의 인력과 영업망 등을 370억원에 인수한 대한해운은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일부라도 보유하고 있어야 안정적인 영업이 가능하다.

다만 이런 계획이 성사되려면 현대상선의 동의와 정부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 SM그룹 측은 이미 넘겨받은 한진해운 인력과 영업망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롱비치터미널 지분 확보에 정부가 나서주길 희망하고 있다.

SM그룹 관계자는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현대상선과 나눠 갖는다면 우리로서는 한진해운의 기존 미주노선을 원활히 운영할 수 있고, 현대상선은 해운얼라이언스인 2M 가입이 더 수월해지는 등 윈윈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정원 기자 garden_b@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