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탄핵 앞둔 전격 담화… 취재진 질문 안 받아
朴대통령, 탄핵 앞둔 전격 담화… 취재진 질문 안 받아
  • 전민준 기자
  • 승인 2016.11.2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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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공범' 질문에 "가까운 시일 내 소상히 말씀 드릴 것"

▲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제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순실 사태'로 탄핵위기에 몰린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다시 한 번 대국민담화를 통해 입을 열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담화는 2차 담화 이후 25일 만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처음으로 처음으로 대국민 사과를 했고 지난 4일 담화에선 검찰과 특별검사 수사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의 이번 담화는 5분 정도로, 9분여가 걸린 2차 담화보다는 짧았고 1분40초 정도였던 1차 담화보다는 길었다.

연회색 재킷과 진회식 바지 정장 차임의 박 대통령은 이날 예정대로 2시30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 입장에 고개 숙여 인사했다.

박 대통령은 준비해 온 원고를 연단에 올려 놓은 뒤 비교적 담담한 목소리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의 불찰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깊이 사죄드린다"는 말을 시작으로 차분하게 발언문을 읽었다.

담화 발표전에 미리 와 있던 한광옥 비서실장을 비롯한 대통령 비서실과 경호실, 국가안보실 참모들은 브리핑룸 좌·우측 벽에 서서 침통한 표정으로 박 대통령의 담화문을 경청했다.

이 자리에는 최근 사의를 표명한 최재경 민정수석도 자리했다.

박 대통령은 말을 떼면서부터 울먹거리고 눈물도 고여 있었던 지난 2차 담화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달리 눈물을 보이지는 않았다.

박 대통령은 "이제 저는 이 자리에서 저의 결심을 밝히고자 한다"면서 "제 대통령직 임기단축을 포함한 진퇴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말할 때에는 목소리가 약간 메이는 듯 했다.

반면 "돌이켜 보면 지난 18년 동안 국민 여러분과 함께했던 여정은 더없이 고맙고 소중한 시간이었다"면서 "단 한 순간도 저의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다"는 말을 할 때는 단호한 목소리였다.

박 대통령이 발언을 끝내고 퇴장하려고 할 때 현장에 있던 한 기자가 "질문있습니다"고 외쳤다.

청와대 측은 1·2차 담화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사전에 알린 바 있다. 그러나 예정돼있지 않은 질문이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오늘은 여러 가지 무거운 말씀을 드렸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 안에 여러가지 경위에 대해서 소상히 말씀을 드리겠다"면서 "질문하고 싶은 것은 그때 하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취재진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사이 "최순실과 공범이라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몇개 질문이라도 받아달라" 등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박 대통령은 "여러분들이 질문하고 싶은 것도 (추후 별도의 자리가 마련되면) 그때 해달라"고 한 뒤 퇴장했다.

박 대통령이 퇴장한 뒤 배성례 청와대 홍보수석은 "조만간 가까운 시일 안에 자리를 다시 갖고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 수석은 "오늘은 정치적 입장 내지는 앞으로의 향후 일정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라며 "검찰 수사나 전반적인 것에 대한 여러분들과의 자세한 토론 내지는 질의응답 시간을 조만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전민준 기자 mjje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