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응답하라, 2016 청와대
[칼럼] 응답하라, 2016 청와대
  • 신아일보
  • 승인 2016.11.28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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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익 선임기자
 

26일 청와대 인근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5차 촛불집회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150만명(주최측 추산)이 모였으며, 이날 전국에서는 200만의 국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국민이 이렇게 대통령에게 예의와 절차를 갖추면서 잘못을 사과하고 물러나라고 외치고 있지만 아직도 청와대는 묵묵무답이다.

2016년 청와대는 더 이상 좌고우면 하지 말고 국민들에 목소리에 응답할 때가 된 것 같다.

박 대통령의 하야와 탄핵을 주장하는 국민들의 표정은 분노와 결의에 찬 그런 모습이 아니다. 나 자신 뜻이 모두와 다르지 않음과 함께하면 무소불위의 권력과도 맞설 수 있음에 즐거운 표정이다.

집회에서는 중·고등학생을 비롯한 대학생, 회사원, 교수, 농민, 남녀노소 등 다양한 계층이 가족들과 친구, 직장동료와 함께 축제를 즐기러 나온 평범한 시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참석한 시민들의 주장을 분석한 빅데이터를 살펴보면 ‘하야’ ‘탄핵’을 비롯해 ‘함께’ ‘손잡다’ ‘평화적’ ‘굉장하다’ ‘이긴다’ 등의 연관어가 나온다.

국민이 준 권력을 참여를 통해 환수할 수 있다는 자부심으로 한껏 고무되고 결의에 찬 모습이다.

참석하지 못한 많은 국민들도 동의하고 지지하며 함께하지 못함에 빚진 심정으로 다음을 기약하는 대화들을 주위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언제까지 촛불이 밝혀져야 이 사태가 끝이 날지 모르지만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광장에서의 민주주의를 체험하며 참가자들의 자부심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외신들도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에 대해 매주 기록 경신중인 집회 인원수와 축제같은 평화시위에 주목하며 시위 문화의 새 장을 열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인 4%를 기록했다. 고향이자 정치적 기반인 TK에서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3%에 불과했다.

새누리당 역시 지지율 상으로 제3당으로 전락해, 시간을 끌면 보수층이 결집할 것이라는 예상은 여지없이 엇나가고 있다.

이제 여론은 사실 규명 그 이상으로 대통령의 퇴진과 하야를 본격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이나 사드배치, 국정교과서 문제 등 그간의 국정 전반에 대한 현 정권의 무능함과 무책임함, 일방적인 불통에 비판이 거세게 나타나고 있다.

사태의 발단은 ‘최순실’이었지만 더 이상 최순실이 아닌 ‘박근혜 대통령’이 중심에 서있다. 하지만 대통령이나 정치권과 제도권에서는 아직도 국민들에 요구와 바람을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의 소위 친박이라는 사람들은 아직도 대통령의 호위무사 역을 자처하며 국민이 아닌 대통령에 의한, 대통령을 위한, 대통령의 사람을 자처하고 있다.

이들의 개인적인 소신은 역사나 정치도의, 기본적인 양심도 저버린 일말의 반성도 없는 후안무취한 행동임을 그들은 자각하지 못한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고 가엽게까지 느껴진다.

국민 모두는 촛불을 켜지 않아도 민주주의가 살아있고 정의가 실천되는 대한민국이기를 바라는 최소한의 소망이다.

이제 박 대통령은 자신이 국가를 위해 더 이상 무엇을 하려는 마음을 접기 바란다. 그런 의지 자체가 국민을 실망시키고 국가를 더 망치게 한다는 것을 이제 깨달아야 한다.  

/배상익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