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은 서울에 첫눈에 비까지 내려 기온이 뚝 떨어지면 추운 날씨 탓에 참가자가 전보다 줄어들지 모른다는 예상이 나왔다.
그러나 집회가 시작되자 인원은 전국에서 주최 측 추산 190만명(연인원), 경찰 추산 32만명(순간 최다인원)에 달했다.
박 대통령 측이 검찰 수사에 불응 입장을 밝힌 뒤 거센 반발과 함께 강제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 탄핵안 발의 움직임도 본격화한 상황이 이어지며 이날 집회는 여론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본 집회에 앞서 청와대 방면 사전행진이 시작된 오후 4시경 주최 측은 20만명, 경찰은 오후 4시30분 기준으로 11만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사전행진이 진행되는 동안 광화문 광장 주변 지하철역 등으로 참가자가 급속도로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본 행사 이후인 오후 9시40분 기준, 주최 측 추산 150만명을 기록했다. 경찰은 오후 7시40분 기준 27만명으로 추산했다.
앞서 오후 4시께부터 세종로사거리를 출발해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삼청로 세움아트스페이스 앞, 신교동로터리 등 청와대 인근을 지나는 3개 경로로 사전행진이 진행되면서 '청와대 인간띠 잇기'가 실현됐다.
경찰은 애초 이들 경로에서 광화문 앞 율곡로 북쪽에 해당하는 구간은 행진을 허용하지 않았지만 주최 측이 이에 반발해 낸 집행정지 신청을 전날 법원이 일부 받아들여 청와대 인근까지 행진이 가능해졌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박근혜는 퇴진하라", "박근혜는 내려와라", "박근혜를 구속하라", "이제는 항복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청와대 방면 삼청로와 자하문로를 가득 메웠다.
오후 6시부터 2시간가량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본 행사는 박 대통령 비판 영상 상영, 각계 시민들의 시국발언, 공연 등으로 진행됐다.
무대를 연 뮤지컬 배우들은 뮤지컬 '레미제라블' 대표곡인 '민중의 노래가 들리는가'(Do You Here the People Sing)를 부르던 중 '너는 듣고 있는가' 부분에서 일제히 뒤로 돌아 손으로 청와대를 가리켜 시민들의 환호를 받았다.
가수 양희은도 무대에 올라 과거 군사독재 시절 널리 불린 대표곡 '아침이슬'에 이어 '행복의 나라로', '상록수'를 열창했다.
이날 집회에는 그동안 이어졌던 집회에서처럼 가족과 함께 촛불을 들러 나온 시민들이 여전히 많았다.
법원은 야간 안전사고 우려에 청와대 인접 경로 행진은 오후 5시30분까지로만 제한했다. 이에 대다수 참가자는 이후 광화문 광장으로 돌아갔으나 일부가 남아 경찰과 대치하며 청와대를 향해 시위를 계속했다.
경찰은 행진 시한을 넘긴 시위대에 여러 차례 해산명령을 하면서도 충돌은 가능한 한 피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후 9시까지 연행된 참가자는 없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참가자들은 본 행사를 마치고 오후 8시경부터 사전 신고된 8개 경로로 청와대 방면까지 2차 행진을 했다.
경찰은 청와대 인근에 여전히 일부 참가자가 남아 있는 점을 고려해 2차 행진에서도 사전행진 구간을 일부 열어줬다.
주최 측은 이날 오후 8시 참가자들이 1분간 일제히 촛불을 끄는 '1분 소등' 행사도 진행했다.
어둠에 잠긴 광장에서 참가자들은 "박근혜는 퇴진하라"는 구호를 연호했고 주변의 일부 상점도 함께 불을 끄며 동참했다.
주최 측은 27일 새벽까지 밤샘 일정을 이어간다.
[신아일보] 박영훈·박정식 기자 yhpark@shinailbo.co.kr, js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