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보훈복지인력과 함께한 호국정신 함양 현장체험
[독자투고] 보훈복지인력과 함께한 호국정신 함양 현장체험
  • 신아일보
  • 승인 2016.11.24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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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보훈청 경남서부보훈지청 보상과장 강남욱

 
날씨가 쌀쌀해 지며 수은주가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 많으니 홀로 계시는 국가보훈대상자 어르신들이 걱정된다.

보훈지청은 나이 많으신 국가보훈대상자의 손발이 되어 드리기 위해 가정을 방문하여 케어를 해 드리는󰡐보훈 섬김이󰡑가 있다. 효율적인 케어를 위해 케어플랜(Care Plan)을 짜는 보훈복지사를 합쳐서 보훈복지인력이라고 부른다.

케어를 받으시는 분 들은 대부분 6․25전쟁이나 월남전에 참전하신 65세 이상의 고령으로 자녀와 동거하지 않으며 일정 소득 이하의 생계 곤란자를 그 대상으로 하고 있다.

케어를 받으시는 어르신들 중에는 보훈섬김이의 따뜻한 보살핌과 고마움에 딸보다 훨씬 낫다는 표현을 아낌없이 하시는 분들도 종종 계신다.

이 분들이 표현하는 고귀한 딸들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쾌활해야 보살핌과 섬김을 받으시는 국가보훈대상자이신󰡐재가복지대상자󰡑분들의 얼굴에 희색이 돌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때로는 6․25참전유공자의 말벗이 되어 드려야하는 보훈섬김이 입장에서는 전쟁의 참상과 군에 관한 어느 정도의 상식이 있어야만 어르신들께서 말씀하실 때 고개라도 끄떡 끄떡 하며 맞장구라도 쳐 드릴 형편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우리지청은 보훈복지인력 45명과 함께 부산 남구 대연동에 자리 잡고 있는 세계 유일의 유엔기념공원과 유엔평화기념관을 찾았다. 공원 정문을 들어서자 마자 해설사가 우리 일행을 반기며 추모관으로 안내하여 대략 7분 분량의 6․25전쟁 관련 동영상을 틀어 줬다.

동영상을 시청한 일행은 해설사의 안내를 받아 기념관에 들러 맥아더 장군이 전쟁기간중에 직접 사용했던 유엔기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전투병을 파병한 16개국, 의료지원병을 파병한 5개국에 대한 설명을 듣고 상식을 키웠다.

기념관을 나와 공원 경내를 들어서자 잘 다듬어 진 무궁화와 잔디밭, 붉게 핀 장미와 묘역을 보며 유엔기념공원을 난생 처음 찾은 보훈섬김이들은 잘 정돈된 묘역과 공원을 바라보고 탄성을 쏟아 냈다.

일행은 상징구역에 서서 20대 젊은 나이에 이역만리로 달려와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산화한 유엔군 전사자 앞에서 헌화하고 경례와 묵념을 올렸다.

상징구역을 둘러보고 묘역으로 내려선 일행은 유엔군 위령탑 앞에서 유엔군 전사자에 대한 감사와 안식을 기원하는 두 번째 묵념을 올렸다. 공원에 고이 잠던 11개국 2300명의 전사자에 대한 가슴시린 사연들은 너무나 많다.

사랑하는 아내와 이별하고 이역만리 한국전쟁에 참전하여 20대 어린 나이로 전사한 군인, 두 형제가 함께 한국전쟁에 참전한 얘기며, 아버지가 아들과 함께 참전한 얘기, 이 공원에 안장된 17세 최연소 전사자인 호주병사의 성을 따서 명명된 도은트 수로의 이야기 등등

전쟁으로 남한은 민·관·군과 유엔군을 합하여 215만 명이 죽거나 다치고 실종되었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통계에 의하면 유엔군 중 전사나 부상 등의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은 군인은 역시 미군으로 13만7250명에 달한다.

피 흘려 이 땅을 지켜준 미국, 영국 등 유엔군에 대한 공훈과 희생에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리며,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의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희망해 본다.

/부산보훈청 경남서부보훈지청 보상과장 강남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