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동시사표로 ‘휘청’… 사표 반려할 듯
청와대, 동시사표로 ‘휘청’… 사표 반려할 듯
  • 전민준 기자
  • 승인 2016.11.2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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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옥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회의 열어 수습책 논의

▲ 청와대 모습. (사진=신아일보DB)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이 동시사표를 제출하면서 청와대가 내부적으로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24일 청와대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사정라인의 두 축의 동반 이탈과 함께 ‘최순실 사태’로 박근혜 대통령이 피의자로까지 전락해 뒤숭숭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일단 청와대는 두 사람의 사표 제출에 대해 박 대통령을 최 씨 등의 공범으로 적시한 검찰 수사결과와 관련해 도의적인 책임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공식 설명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온갖 추측이 돌고 있다.

강 대 강으로 대치하는 청와대와 검찰 사이에서 무력감을 느꼈다거나 박 대통령과의 마찰로 항명 의사를 나타낸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고, 박 대통령의 검찰 대면조사 불응이 갈등의 원인이라는 추측도 제기됐다.

이에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최 수석의 사의가 항명의 뜻이냐는 물음에 대해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날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 회의를 열어 동시 사표 파문에 대한 처리 방향 등 정국 수습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참모들은 사정라인의 두 축이 사임하면 흔들리는 공직사회가 더욱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며 박 대통령이 조만간 사표를 반려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또 사표 제출은 대통령이 아닌 검찰 쪽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의견도 더했다.

특히 이르면 내주부터 ‘특검 정국’에 돌입한다는 사실도 사정라인의 이탈을 막아야 할 핵심 이유로 꼽았다.

표면적으로는 유영하 변호사를 공식 변호인으로 선임하기는 했지만, 야당 추천 특검이 지휘할 최장 120일 동안의 고강도 수사를 방어하려면 최고의 특수통 검사로 꼽혔던 최 수석의 물밑 조율과 전략적 조언이 절실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박 대통령이 어떤 법리로 대응하느냐가 명운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우수한 법률 참모를 떠나보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신아일보] 전민준 기자 mjje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