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합류로 탄력받은 '탄핵안'… 이달 내 초안 나온다
김무성 합류로 탄력받은 '탄핵안'… 이달 내 초안 나온다
  • 이원한·김가애 기자
  • 승인 2016.11.24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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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3당·무소속 합쳐 172명 예상… 추가 28표 필요
우상호·박지원 대표발의, 추미애 제안설명할 듯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야권의 탄핵소추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김무성 전 대표 등 새누리당 비주류도 합세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4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이르면 다음 달 2일, 늦어도 9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탄핵을 표결에 부치겠다고 못 박았다.

민주당·국민의당 탄핵준비단이 탄핵안 마련에 속도를 내면 이달 말 정의당과 함께 공동 발의하는 등 초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세 야당과 무소속을 합쳐 172명이 탄핵안 발의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도 동참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 전 대표는 전날 대통령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탄핵안 발의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후에는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비박계 인사들과 대규모 만찬 회동을 갖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처리에 힘을 집중하기로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또 이날은 MBC라디오에서 "탄핵부터 먼저 시도하고 그 다음에 당 지도부의 사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비대위가 썩은 보수를 도려내는 시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야당이 왜 탄핵 문제에 대해서 머뭇거리고 계산하면서 단일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새누리당에서 앞장서면서 탄핵정국을 빨리 끝내야 한다"고도 말했다.

정치권 내에서는 김 전 대표가 탄핵론에 본격 합류한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표가 어제 탄핵에 앞장서겠다고 하면서 개별적이 아닌 그룹을 지어 움직일 가능성이 생겼다"며 "김 전 대표가 합류해준 게 분기점이 됐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발의되면 2004년 3월 노무현 당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발의 이후 12년 만이다.

노 전 대통령의 탄핵안은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과 새천년민주당 의원을 중심으로 157명이 발의했다.

이번엔 원내 사안인 만큼 대표 발의자는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본회의 표결에 앞서 이뤄지는 제안설명은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4년에는 홍사덕 한나라당 원내총무와 유용태 민주당 원내대표가 대표 발의하고 제안설명은 조순형 민주당 대표가 한 바있다.

탄핵안이 통과하려면 재적 의원의 3분의 2인 200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야권에서 발의한 의원 모두 찬성이라고 가정했을 때 28명 이상의 새누리당 찬성표가 필요하다.

▲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를 비롯한 비상시국회의 대표자들이 2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임을 열고 얘기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 전 대표, 유승민 의원, 나경원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 강석호 전 최고위원. ⓒ연합뉴스
현재는 새누리당 비주류 모임인 비상시국회의에 이미 32명이 탄핵 찬성의사를 밝혔다.

김 전 대표는 탄핵에 찬성표를 던질 의원들로부터 '확약 서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탄핵에 찬성하더라도 정치적 부담 등을 이유로 막상 표결에서 돌아서는 의원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탄핵안 표결이 무기명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이탈표를 밝혀내기도 어렵다.

현재 상황에서 탄핵에 반대하는 새누리당 주류 친박(친박근혜)계는 소수에 불과하지만 막상 표결에 들어갈 경우 당내에서 예상칭 못한 응집력을 발휘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는 탄핵에 앞장선 듯 보이지만 국정 혼란을 우려하는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지거나 동정표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이원한·김가애 기자 whlee@shinailbo.co.kr,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