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혼돈 정국 속 정부, AI 확산 방지 집중해야
[기자수첩] 혼돈 정국 속 정부, AI 확산 방지 집중해야
  • 조재형 기자
  • 승인 2016.11.22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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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류인플루엔자(AI)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올겨울 AI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AI가 충청, 호남, 경기에서 불규칙적인 형태로 동시다발적으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남 해남 산란계 농가와 충북 음성 육용오리 농가에서 신고된 AI 의심축이 H5N6형 고병원성 AI로 확진된 것도 확산 공포를 가중시키고 있다.

H5N6형은 중국을 중심으로 베트남, 라오스, 홍콩 등지에서 검출됐으며 인체 감염 사례도 발생해 중국에서만 15명이 감염돼 6명이 사망했다고 하니 마음을 놓을 순 없다.

과거 발생했던 AI에 비해 폐사율이 훨씬 높고 전파 속도도 빨라 그 어느 때보다 큰 피해가 예상된다.

애지중지 자식처럼 키워낸 오리·닭들을 살처분 시키는 모습을 직접 보는 축산농민들의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예년에는 AI가 발생한 최초의 농장에서 바이러스가 이웃 농장으로 번지는 패턴이었지만 이번엔 철새가 바이러스를 퍼뜨린 주범으로 지목돼 방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야생 조수에 의한 바이러스 유입을 막는 것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사육시설과 사료이송 차량 등의 철저한 소독과 철새도래지에 대한 상시 예찰 같은 활동이 바이러스 유입 방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관리하는 철새도래지에 대한 예찰 활동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에 가장 먼저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천안 풍세면 소재 봉강천은 환경부에서 관리 중인 철새도래지 구역 중 하나다.

봉강천 인근의 풍세천도 검역본부에서 관리하는 주요 철새도래지 중 한 곳이다.

문제는 환경부가 이곳에서 발견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를 먼저 찾아낸 것이 아니란 점이다.

이는 일반 연구 목적으로 야생원앙 분변 시료를 채취했던 대학 연구팀이 이를 ‘우연히’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민간 연구팀이다 보니 고병원성 AI 확진판정까지 2주나 걸렸다. 바이러스 잠복기가 일반적으로 2주인 점과 강력한 전염성을 감안하면 검사기간에 바이러스가 이미 퍼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로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의 관심이 한 곳으로 집중돼 있다.

이런 때일수록 AI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힘을 모아야 한다. 우리는 이미 AI 확산으로 수차례 사육농가와 소비시장 등 관련 산업에 직격탄을 맞은 경험이 있지 않은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어지러운 정국에서 정부가 중심을 잡고 확실하게 예방조치를 해나가야 한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