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AI 전국 확산… 감염 경로 불규칙·동시다발
고병원성 AI 전국 확산… 감염 경로 불규칙·동시다발
  • 박민선 기자
  • 승인 2016.11.2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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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익산·해남·음성·양주 등 급속히 번져
감염 패턴 불규칙… 당국, 주범은 ‘철새’
▲ 21일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 판정을 받은 충북 음성군 맹동면 한 오리 농가 사육장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오리를 살처분하고 있다.ⓒ연합뉴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서해안을 중심으로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번에 발생된 AI는 H5N6형으로 중국·베트남·라오스·홍콩 등지에서 유행 중이며 인체 감염 사례(세계보건기구 공식 보고 기준)는 2014년 4월 이후 현재까지 중국에서만 15명이 감염돼 6명이 사망했다.

예년에는 AI가 발생한 최초의 농장에서 바이러스가 이웃 농장으로 번지는 패턴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전국에서 들쭉날쭉 전방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모습이다.

야생 철새가 월동하는 하천이 농장 주변에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 공통점을 찾을 수 없어 발병 원인을 찾기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야생 철새가 먹이가 풍부한 서해안 일대 하천을 따라 이동하면서 가는 곳마다 AI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해 AI는 지난 11일 충남 천안시 풍세면 남관리 소재 봉강천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처음 확인됐다.

이 야생조류 분변은 지난달 28일 채취한 것으로 AI가 확인되기 20여일 전에 봉강천 일대가 이미 AI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11일 전북 익산시 춘포면 만경강 일대에서 채취한 시료에서도 같은 유형의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지난 16일 전남 해남의 산란계 농장과 충북 음성의 육용 오리 사육 농가에서는 닭과 오리가 집단 폐사했다는 신고가 각각 접수됐다. 확인 결과 두 농장 모두 H5N6형 고병원성 AI로 확진됐다.

사흘 뒤인 지난 19일 청주 육용 오리 농가와 경기 양주의 산란계 농장에서 재차 집단 폐사했고, 같은 날 도축장 출하를 위해 검사를 한 전남 무안군의 육용 오리 농가에서도 AI 감염이 확진됐다.

21일에는 전북 김제시 금구면의 한 농가가 사육하는 육용 오리 100마리가 집단 폐사하자 축산당국이 역학조사 중이다.

충남 천안에서 처음 바이러스가 검출된 이후 전북 익산→전남 해남→충북 음성·청주→전남 무안→경기 양주→전북 김제 순으로 불규칙적이어서 전파 경로 파악이 어려운 실정이다.

축산당국은 일정한 패턴 없이 동시다발적으로 AI가 번지게 하는 주범으로 철새를 꼽고 있다.

AI 확진 판정을 받은 충북 음성의 농가를 분석해봐도 이번 AI 전파 매개체가 철새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농가에서 키우는 오리는 부화한 지 38일째 AI에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AI에 감염된 오리는 통상 증상을 보일 때까지 잠복기가 짧게는 3∼7일, 길게는 20일에 달한다. 즉 다른 농장에서 AI에 감염돼 입식됐을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닭도 산란 후 22주가 지나야 알을 낳는다.

이에 따라 전남 해남과 경기 양주의 산란계 농장 역시 사람이나 차량 등에 의한 감염보다는 철새에 의해 AI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신아일보] 박민선 기자 ms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