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박 대통령, 사지즉장(舍之則藏)의 결단 내려야
[데스크 칼럼] 박 대통령, 사지즉장(舍之則藏)의 결단 내려야
  • 신아일보
  • 승인 2016.11.2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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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민 건설부동산부장

 
4주 연속으로 성난 민심의 울분을 담은 촛불이 대한민국 전역을 밝혔다.

국민들은 이쯤 되면 상식 수준에서 스스로의 진퇴를 결정할 것이라 기대했지만, 오히려 청와대는 역공을 펼치며 끝내 ‘버티기 모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논어 제7편에는 용지즉행(用之則行) 사지즉장(舍之則藏)이라는 대목이 나온다.

세상이 필요성을 인정한다면 최선을 다해 주어진 사명을 다하고, 그 반대의 경우라면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미련 없이 스스로의 진퇴를 결정해야한다는 말이다.

공직자나 한 사회의 리더라 불리는 사람들에겐 이러한 사지즉장(舍之則藏)의 가치관이 더 없이 중요하다.

한 달 동안 계속된 주말 촛불집회를 통해 국민들은 대통령에게 명예롭게 스스로의 거취를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선택은 국민들의 기대와는 사뭇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사실상 검찰수사를 거부했고 강공모드로 돌변해 국정장악의 의지를 내비치면서, 두 차례 사과에 대한 진정성마저 의심케 하고 있다.

대국민 담화를 통해 밝혔던 것처럼 현재 최순실 국정농단사태의 중심에는 박 대통령이 있다.

스스로 그 모든 비리의 과정을 인지했던 아니건 간에 대통령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선의며 진심이라 말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그 선의와 진심이 어디까지가 진실이며 왜곡인지 떳떳하게 밝혀야 한다.

이장폐천(以掌蔽天).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듯, 대통령은 솔직하게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는데 마지막 소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제 검찰 조사건 특검이든 대통령의 선택사항은 없다.

더 이상의 사회혼란과 분열을 막기 위한 대통령의 신속한 결단이 남았을 뿐.

박 대통령의 시대적 부름은 여기까지다. 스스로 그동안의 공과를 명확히 하고, 출구를 찾아야 한다. 바로 사지즉장(舍之則藏)의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대통령으로서 “이게 나라냐”는 자조 섞인 국민들의 배신감을 이제는 치유해 줘야 하지 않겠는가. 

/이영민 건설부동산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