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모' 등 보수단체 맞불집회… "대통령 우리가 지킨다"
'박사모' 등 보수단체 맞불집회… "대통령 우리가 지킨다"
  • 박영훈 기자
  • 승인 2016.11.19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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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 우려, 애초 계획과 달리 남대문까지만 도심 행진
촛불집회 참가자 '종북세력' 주장… 최순실 모녀 옹호
JTBC "촬영 장비도 파손" 화면 대신 전화로 현장 연결

▲ 19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헌법 수호를 위한 국민의 외침' 집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팬클럽인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박영훈 기자
국정농단 사건 책임을 물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4차 주말 촛불집회가 열린 19일 서울역 광장에서는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보수단체들도 '맞불집회'를 개최하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이날 집회에는 박사모를 비롯해 한국자유총연맹, '근혜사랑', 엄마부대 회원 등 80여개 보수단체에서 주최 측 추산 7만명, 경찰 추산 1만1000명이 모였다.

앞서 박사모 측은 홈페이지에 "박사모 총동원령 발동, 가자! 서울역으로 가자! 광화문으로(대한민국 헌법 수호를 위한 국민의 외침)"이라는 공지를 띄우며 회원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대부분 노인층이었지만 간간히 20~30대로 보이는 청년들과 아이와 함께 나온 주부 등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들은 박 대통령이 웃는 사진을 넣은 배지를 만들어 옷이나 가방에 달아 박 대통령을 향한 애정을 보였다.

서울역 광장과 역사로 향하는 계단까지 가득 메운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함께 '강제하야 절대반대', '대통령을 사수하자', '법치주의 수호하자' 등 문구가 쓰인 손피켓을 흔들며 사회자의 구호에 맞춰 박 대통령 하야 반대 구호를 외쳤다.

▲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헌법 수호를 위한 국민의 외침' 집회에서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 엄마부대 등 70여개 보수단체 회원들이 역사로 향하는 계단까지 가득 메우고 있다.ⓒ박영훈 기자
이날 연단에 오른 단체장들은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의 목소리가 국가의 전복을 시도하는 행위라며 이를 강하게 규탄했다.

이상훈 애국단체총연합회 상임의장은 "대통령이 조사도 안 받았는데 하야를 요구하는 촛불집회 총본산은 종북 좌파 세력들"이라며 "이들에게 나라를 내줘서는 절대로 안 되겠다"고 말했다.

정광용 박사모 회장은 "박 대통령이 하야하게 된다면 문재인이 경선도 없이 추대될 것"이라며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면 고려연방제를 추진해 북한의 김정은이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집회에서는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 모녀를 옹호하는 주장도 이어졌다.

사회자는 "박 대통령이 최순실에게 '보톡스 어디서 맞냐'고 물어본 게 무슨 죄입니까"라고 하는가 하면 송만기 양평군의회 의원은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는 오라고 해도 안 오는데 (정유라 씨가) 이대 간 게 뭐라고 그러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당초 박사모 등은 오후 4시부터 5시까지 남대문에서 광화문 교보문고 건물까지 행진을 하겠다고 밝혀 주말 4차 촛불집회 참가자들과의 물리적 충돌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남대문 로터리까지만 행진한 뒤 서울역으로 되돌아오는 것으로 행진을 마무리해 우려했던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양쪽 모두 상당한 인원이 모이는 만큼 충돌이 발생하면 불상사가 우려된다"며 "경찰력을 투입해 양측을 분리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집회 내내 이들은 태극기와 손팻말을 들고 박 대통령의 하야 시도를 비판했다. 집회 참가 인원은 경찰 추산 1만1000명 정도이다. ⓒ박영훈 기자
다만 '박근혜 하야'를 주장하며 서울역 광장을 지나가는 시민과 일부 언론사 취재진을 향해 욕설을 하는 등 산발적인 충돌은 간간히 일어났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은 서울역에서 숭례문까지 행진하는 과정에서 중계방송을 준비하던 JTBC 취재진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보도는 또 이들이 최순실 국정 개인 관련 보도를 '좌경세력의 주장'이라고 비판하면서 촬영 장비도 파손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4차 대통령 퇴진 광화문 촛불집회 현장을 전하기 위해 중계방송을 준비하던 취재진은 전화 연결로 대신했다.

한 참석자는 행진 대열 옆에서 '박근혜는 하야하라'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는 시민을 보고 욕설을 하며 손팻말을 뺏으려 했으나 주변 상인들의 만류로 큰 충돌은 없었다.
 

[신아일보] 박영훈 기자 yh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