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참가자 '종북세력' 주장… 최순실 모녀 옹호
JTBC "촬영 장비도 파손" 화면 대신 전화로 현장 연결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이날 집회에는 박사모를 비롯해 한국자유총연맹, '근혜사랑', 엄마부대 회원 등 80여개 보수단체에서 주최 측 추산 7만명, 경찰 추산 1만1000명이 모였다.
앞서 박사모 측은 홈페이지에 "박사모 총동원령 발동, 가자! 서울역으로 가자! 광화문으로(대한민국 헌법 수호를 위한 국민의 외침)"이라는 공지를 띄우며 회원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대부분 노인층이었지만 간간히 20~30대로 보이는 청년들과 아이와 함께 나온 주부 등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들은 박 대통령이 웃는 사진을 넣은 배지를 만들어 옷이나 가방에 달아 박 대통령을 향한 애정을 보였다.
서울역 광장과 역사로 향하는 계단까지 가득 메운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함께 '강제하야 절대반대', '대통령을 사수하자', '법치주의 수호하자' 등 문구가 쓰인 손피켓을 흔들며 사회자의 구호에 맞춰 박 대통령 하야 반대 구호를 외쳤다.
이상훈 애국단체총연합회 상임의장은 "대통령이 조사도 안 받았는데 하야를 요구하는 촛불집회 총본산은 종북 좌파 세력들"이라며 "이들에게 나라를 내줘서는 절대로 안 되겠다"고 말했다.
정광용 박사모 회장은 "박 대통령이 하야하게 된다면 문재인이 경선도 없이 추대될 것"이라며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면 고려연방제를 추진해 북한의 김정은이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집회에서는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 모녀를 옹호하는 주장도 이어졌다.
사회자는 "박 대통령이 최순실에게 '보톡스 어디서 맞냐'고 물어본 게 무슨 죄입니까"라고 하는가 하면 송만기 양평군의회 의원은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는 오라고 해도 안 오는데 (정유라 씨가) 이대 간 게 뭐라고 그러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당초 박사모 등은 오후 4시부터 5시까지 남대문에서 광화문 교보문고 건물까지 행진을 하겠다고 밝혀 주말 4차 촛불집회 참가자들과의 물리적 충돌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남대문 로터리까지만 행진한 뒤 서울역으로 되돌아오는 것으로 행진을 마무리해 우려했던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양쪽 모두 상당한 인원이 모이는 만큼 충돌이 발생하면 불상사가 우려된다"며 "경찰력을 투입해 양측을 분리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은 서울역에서 숭례문까지 행진하는 과정에서 중계방송을 준비하던 JTBC 취재진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보도는 또 이들이 최순실 국정 개인 관련 보도를 '좌경세력의 주장'이라고 비판하면서 촬영 장비도 파손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4차 대통령 퇴진 광화문 촛불집회 현장을 전하기 위해 중계방송을 준비하던 취재진은 전화 연결로 대신했다.
한 참석자는 행진 대열 옆에서 '박근혜는 하야하라'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는 시민을 보고 욕설을 하며 손팻말을 뺏으려 했으나 주변 상인들의 만류로 큰 충돌은 없었다.
[신아일보] 박영훈 기자 yh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