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전국서 4차 촛불집회… 더 크고 뜨거워질까
내일 전국서 4차 촛불집회… 더 크고 뜨거워질까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6.11.1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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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 측 서울 50만·전국 100만 참가 예상
수능 마친 '세월호 세대' 대거 동참 전망
보수단체 대규모 맞불집회에 충돌 우려도
▲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4차주말 촛불집회가 19일 열린다. 사진은 지난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며 촛불을 밝힌 시민들의 모습.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최순실 게이트를 규탄하는 4차 대규모 촛불집회가 19일 전국 곳곳에서 열린다.

지난 주말 큰 불상사 없이 '평화로운 집회'가 이번 4차주말 촛불집회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8일 경찰과 시민단체에 따르면 진보진영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19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에서 4차 촛불집회를 개최한다.

집회 주최 측은 19일 서울에만 50만명, 전국적으로는 100만이 넘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찰은 인원 예상이 쉽지 않다면서도 여러 상황을 고려하면 서울에서만 최소 5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에서 한국노총 등은 19일 오후 1시 시청광장에서 박근혜 퇴진 노동탄압분쇄 전국 노동자 대회를 열고 성과연봉제 등을 성토할 계획이다. 오후 2시부터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 홍대입구역, 삼각지역, 마로니에 공원 등에서 각각 광화문광장으로 향하는 서울시민대행진이 예고됐다.

광화문광장에서는 오후 4시부터 사전 행사가 있고 6시부터 본행사가 시작된다. 오후 7시30분부터는 새문안로와 종로 등을 거쳐 안국역, 경복궁역 교차로로 이르는 8개 경로로 도심 행진을 하게 된다.

이번 8개 경로에는 청와대 방면으로 가는 유일한 대로인 자하문로와 청와대 입구 신교동로터리, 청와대 동쪽 방면 진입로인 삼청로도 포함됐다. 청와대를 동·남·서쪽에서 마치 '학익진'처럼 둘러싼다는 구상이다.

경찰은 시민들이 내자동 교차로와 율곡로 남단 앞쪽까지만 행진하도록 조건 통보를 했다. 지난 12일 시민 일부가 불법 시위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참여연대 공익법센터는 "경찰의 조건통보는 최근 법원의 집행정지 인용 결정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고 100만 시민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라며 서울행정법원에 집행정지를 신청한 상태다.

참여연대는 지난 12일 민중총궐기 당시에도 100만 시민이 충돌 없이 성숙한 모습으로 집회와 행진을 마무리했다는 점과 이번 4차 촛불집회에도 원활한 집회를 위한 준비를 완료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찰은 12일 민중총궐기 집회의 행진에 대해서도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까지로 경로를 제한했으나 서울행정법원은 참여연대가 낸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청와대 인근 구간 행진을 허용한 바 있다.

이번 4차 집회는 지난주 대규모 집회 이후 잠시 숨고르기하는 계기가 되리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이후에도 국정농단 의혹이 계속 쏟아지는 데다 청와대 측 대응을 문제삼는 여론이 많아 오히려 집회가 더욱 과열될 수 잇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박 대통령이 지지율 5%, 지난주 100만 시위 등 국민적인 퇴진 요구에도 사실상 이를 거부하며 검찰의 거듭된 '주중 조사' 요구 또한 묵살해 민심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보수·극우단체들까지 대규모 맞불 집회를 예고한 상황이어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사모, 한국자유총연맹, 박정희대통령정신문화선양회, 엄마부대, 박정희대통령육영수여사숭모회 등은 오후 2시 서울역광장에서 1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집회를 열고 교보문고 앞까지 행진을 계획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양쪽 모두 상당한 인원이 모이는 만큼 충돌이 발생하면 불상사가 우려된다"며 "경찰력을 투입해 양측을 분리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4차 촛불집회에는 수능시험이 끝난 수험생 60만명 중 상당수가 거리로 몰려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고3 수험생 60만명은 2014년 세월호 참사를 충격적으로 겪은 세대이기도 하다.

이들은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고등학교 3학년 출석 일수가 17일임에도 승마특기생으로 이화여대에 부정입학한 사실과 장시호씨가 성적표에 '가'가 가득함에도 연세대에 입학한 사실 등에 분노하고 있다.

더군다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와 관련한 '학사 농단'이 서울시교육청 감사와 이화여대에 대한 교육부 감사에서 상당 부분 사실로 드러난 것은 이들 집단에 공분을 한층 격화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이번 4차 촛불집회가 주최 추산 100만 명이 넘게 모였던 지난 집회 인원을 넘어설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주최 측은 19일 서울 시내에 논술 고사를 치르는 학교가 있다고 언급하면서 오후 시간대 집회·행진으로 시내가 막힐 수 있으니 가급적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서울에서 논술고사를 치르는 대학은 경희대, 서강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세종대, 숙명여대, 숭실대, 한양대 등이다.

[신아일보] 고아라 기자 ar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