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숙해제' 朴 대통령… 나홀로 국정?
'자숙해제' 朴 대통령… 나홀로 국정?
  • 전민준·조재형 기자
  • 승인 2016.11.17 18: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틀째 차관인사… "퇴진·하야 없다"… 檢 "조사시기 18일보다 늦출 수 없어"

▲ ⓒ연합뉴스
'최순실 게이트'가 본격화한 이후 한동안 '자숙 모드'를 보이며 말을 아껴왔던 청와대가 '반격모드'로 돌아선 모습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들끓는 여론과 야3당의 강력한 퇴진 운동에도 불구하고 '퇴진·하야는 없다'고 못박고 있다.

민심에 반한다는 비판은 물론, 자신의 사생활까지 드러나며 역대 어느 대통령도 겪지 못한 수모를 당하면서까지 박 대통령은 '버티기'를 강행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17일 공석인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에 유동훈 문체부 국민소통실장을 내정했다.

전날 외교부 2차관을 임명하며 인사권을 행사하는 등 그간 중단했던 국정 업무도 재개하는 모습이다.

이틀연속 차관인사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거취 문제를 놓고 논란이 많지만 헌법 절차를 벗어난 퇴진·하야는 있을 수 없다"며 "국정에 손을 놓을 순 없는 만큼 필요한 인사조치는 하는 등 부분적으로라도 정상화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박 대통령은 다음주에는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대통령이 사실상 국정 정상화를 시도하며 장기전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일 두 번째 대국민담화에서 "검찰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이며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까지도 수용하겠다"면서 검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던 박 대통령은 검찰수사도 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이 검찰 조사에 협조하지 않고있다는 지적에 대해 "박 대통령께서 지난번 검찰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씀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다만 조사 일정에 대해서는 "변호인과 검찰이 협의해야할 부분"이라면서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검찰 역시 물러서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청와대 측이 조사 일자를 19~20일을 제안했지만,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지검장)은 이번 주말에는 사실상 어렵다는 견해를 이날 밝혔다.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씨의 기소 예상 시점이 이번 주말이기 때문이다.

애초 검찰이 '마지노선'이라고 밝힌 18일보다 늦출 수 없다는 입장에서 전환이 없다는 것을 강조했다.

청와대도 비판 여론을 의식해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지만 검찰은 끝내 물러서지 않은 셈이다.

검찰은 연일 박 대통령의 조사 시점을 "15~16일에는 해야할 것 같다"→"16일이 어렵다면 17일도 가능하다"→"마지노선까지 넘어 양보하면 18일까지 가능하다"며 박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검찰 조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발언과 유영하 변호사가 밝힌 입장, 국민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박 대통령이 조만간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최순실(60)씨는 20일,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과 정호성(47)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22일, 24일 각각 구속 기한이 만료된다.

검찰은 이를 사실상 '데드라인'으로 보고 있다.

또 만약 박 대통령이 조사 준비 등을 이유로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고 특검으로 넘기는 모습을 보이면 국민적인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이같은 점 등으로 미뤄봤을 때 이 전까지는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조사 방식과 관련해서는 청와대는 서면조사를 선호하고있다. 다만 대면조사도 거부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신아일보] 전민준·조재형 기자 mjjeon@shinailbo.co.kr,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