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트럼프 일자리 공약에 회의적 반응
WSJ, 트럼프 일자리 공약에 회의적 반응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6.11.1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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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미국에서 생산하면 소비자 가격 오를 수 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해외에 빼앗긴 일자리를 되찾기 위해 내놓은 공약을 두고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중 애플의 아이폰과 컴퓨터를 중국이 아닌 자국에서 생산하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트럼프의 야심 찬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은 최신 아이폰을 하나 살 때마다 최대 90달러(약 10만원)를 더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에 장착하는 메모리 반도체 칩은 한국에서, 디스플레이는 일본에서 사들이고 있다. 조립은 대만 훙하이(鴻海) 정밀공업이나 중국의 페가트론에 맡기고 있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생산하는 아이폰7 32GB 제품의 생산자 가격은 224.80달러, 소비자 가격은 649달러다.

그러나 트럼프가 내세운 공약대로 미국에서 아이폰을 만들려면 현재로서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WSJ는 전망했다.

우선 아이폰 부품을 모두 미국으로 가져온 뒤 미국에서 조립하면 기기 한 대당 생산 비용이 30∼40달러가 더 들 것이라고 제이슨 데드릭 미국 시러큐스대 교수는 추산했다.

데드릭 교수는 “이는 노동자의 임금 차이라기보다는 부품을 미국까지 싣고 오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미국에서 아예 부품까지 다 만들 경우에는 기기 한 대 생산 비용이 현재보다 90달러는 더 오른다.

애플이 생산 비용 증가분을 모두 소비자에게 전가할 경우 소비자 가격은 현행보다 14% 오르게 된다고 데드릭 교수 등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WSJ는 이론적으로는 이처럼 미국에서 아이폰 생산이 가능할지 몰라도 미국에 모든 조립 시설을 세우고 아시아 각국에 퍼져 있는 전자기기 부품 생산 체인을 옮겨오는 것은 지극히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 금융정보업체 샌퍼드 번스타인의 알베르토 모엘은 “트럼프는 이 같은 (아이폰 공장) 이전을 자기 임기 내에 끝내지도 못할 것”이라는 말도 더했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