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3만개 돌파… 과잉 출점 논란은 여전
편의점 3만개 돌파… 과잉 출점 논란은 여전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6.11.16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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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점 오픈 27년만… 1인가구 증가·고령화 힘입어 급성장
점포 과잉공급시 가맹본사만 이득·개인사업자 피해 우려도

 
국내 편의점 수가 3만개를 돌파했다. 1989년 5월 세븐일레븐이 송파구 방이동에 국내 1호점을 선보인 지 27년만이다.

이처럼 유통업계 불황 속에서도 편의점은 '나 홀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각 브랜드들의 경쟁적 출점에 개인사업자들만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국내 전체 편의점 수는 3만3547개에 달한다. 지난해 말 2만8994개에서 10개월만에 4553개, 15.7%가 늘었다.

가장 많은 CU(씨유)가 1만634개, GS25가 1만486개, 세븐일레븐이 8486개였고, 일본계인 미니스톱이 2326개, 신세계가 운영하는 위드미가 1615개로 뒤를 이었다.

이들 5개 편의점 체인을 합친 점포 수에 개인 운영 편의점까지 합치면 국내 편의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여타 유통채널의 성장성이 둔화한 가운데서도 편의점 산업이 성장하고 있는 이유는 1인 가구 증가와 급속한 고령화 등 사회적 요인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초기 투자금이 적고 안전성이 높다는 것도 편의점 창업이 활발한 이유 중에 하나다.

경기 침체로 지난해 폐점한 자영업자 수는 8만9000명으로, 최근 5년 만의 최대 규모였다. 그러나 2014년 기준 편의점의 3년간 생존율은 85%로 카페(47%), PC방(33%), 제과점(59%)보다 높았다.

이같은 성장요인에 힘입어 2013년 1.2%에 불과했던 편의점 시장 성장률은 2014년 4.7%로 상승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1.4%로 껑충 뛰었다.

매출 규모 역시 2013년 12조8000억원이었지만 2014년에는 13조8000억원, 2015년 17조20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업계는 올해 편의점 시장 매출 규모가 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점포수가 5만5600여개인 일본보다 2만개 이상 적은데다 점포당 매출도 일본의 4분의1수준에 불과해 편의점 성장세는 앞으로 2030년까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민 1인당 편의점 수는 이미 우리나라가 일본을 앞질러 포화상태라고 지적한다.

우리나라 전체 국민 수는 일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40% 수준이다. 그럼에도 국내 편의점 수는 일본 5만5600여 개 대비 60%로 절반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점포당 매출이 일본보다 현저히 적은 부분도 점포의 과잉공급에 따른 부실점포 발생 현상이라는 분석이 존재한다.

더군다나 앞으로 편의점 점포 수가 더 늘면 기존 점포의 매출은 더 줄고 가맹본사만 이득을 취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전형적인 대기업의 횡포이며 갑과 을의 구조라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편의점들이 상대 브랜드가 아닌 같은 지역 자사 점포 간 경쟁을 하게 되고 결론적으로는 더 이상의 성장이 어려울 수 있다"며 "이로 인한 매출 정체가 일어날 경우 폐점으로 인한 개인사업자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편의점 호황의 지속 여부는 유통업계의 여전한 '뜨거운 감자'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