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비박계 최고위' 출범… 집안싸움 점입가경
새누리 '비박계 최고위' 출범… 집안싸움 점입가경
  • 이원한 기자
  • 승인 2016.11.1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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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유승민 등 비박 대표 12명 확정… 친박계와 전면전 돌입
이틀째 당대표-원내대표 따로 회의… 李 "지지율 10%도 안되면서"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 대표회의실에서 원외당협위원장들과 면담한 뒤 심정우 광주광산을 당협위원장(왼쪽)의 항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최순실 정국'의 해법도 제대로 내놓지 못하면서 집안싸움에만 열중하는 모습이다.

당 지도부 사퇴 여부 및 조기 전당대회 개최 등을 놓고 부딪친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는 전날에 이어 15일에도 별도의 회의를 열었다.

이날 비박계가 주도하는 비상시국위원회는 의원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김무성·유승민·남경필·원희룡 등 당내 대선주자들이 포함된 대표자회의 명단을 발표했다.

사실상 이정현 지도부에 맞서며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하는 일종의 '비박계 최고위'를 출범시킨 것이다. 비상시국위원회는 오는 18일 총회를 열고 정식 출범한다.

그러자 그동안 '내년 1월 조기 전대' 카드를 내걸며 낮은 자세로 설득에 나섰던 이 대표도 작심한 듯 비주류·비박계를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3선 의원 간담회를 열고 조기 전대 등에 대한 이해를 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24명의 3선 의원 중 안상수 의원만 모습을 나타내 무기력한 지도부의 민낯만 드러내게 됐다.

전날 이 대표가 마련한 재선의원 간담회에서도 회동 직전 단 2명만 참석한 데 이어 계속된 독촉 전화에도 전체 재선 37명 가운데 11명만 모습을 드러낸바 있다.

3선 의원 간담회가 취소된 직후 당 대표실에는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하며 사흘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들이닥치면서 당내 사분오열 상황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김상민 전 의원은 "대표께서 계속 당원들이 뽑은 당 대표라고 하는데 지금 이 시기에 당원들의 신뢰와 국민들의 신뢰가 정말 괜찮느냐"고 따졌다.

이에 이 대표는 "난 공당의 대표이지 죄인은 아니다"며 "재신임을 물어야 한다는데 어디서 근거를 갖고왔느냐"고 맞받아쳤다.

이 대표는 이어진 기자들과의 대화에서도 "당대표가 당장 사퇴해서는 안된다는 여론도 상당한데 (비주류는) 이 여론조사는 인정하지 않고 자신들 편리한 대로 받아들이느냐"며 격앙된 목소리톤을 낮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는 "12월21일에서 26일 사이에 반드시 사퇴하고 거국내각이 출범하면 즉시 사퇴할 것"이라며 즉시 사퇴를 거부했다.

특히 이 대표는 당내 비박계 대선주자들이 앞장서서 사퇴를 촉구하는 데 대해서는 "지지율이 10%가 넘기 전에는 대권주자라는 말을 팔지도 말고 당의 이름을 앞세워 얼굴에 먹칠을 하지 말라"고 맹비난했다.

▲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박명재 사무총장이 15일 오전 대화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슷한 시각 국회에서 정진석 원내대표 주재로 진행된 원내대책회의에서는 이 대표가 제안한 조기 전당대회의 필요성을 놓고 정 원내대표와 박명재 사무총장이 한때 언쟁을 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립 성향의 박 총장이 조기전대와 관련해 조목조목 반박하자 지도부 사퇴를 촉구한 정 원내대표가 "왜 특정일자를 정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으며 두 사람의 고성은 회의장 밖으로 새어나오기도 했다.

'예산국회 마무리 및 거국중립내각 구성 후 사퇴' 의사를 이미 밝힌 정 원내대표의 "나 좀 제발 그만두게 해달라"는 격앙된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박 사무총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다 피곤하고 지치고 짜증 나니까 고함을 지르고 한 것"이라며 "잘해보자는 뜻이었고 이후에는 끌어안고 나왔다"며 아무렇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주류와 비주류 진영이 서로를 인정하지 않는 가운데 박 대통령 및 지도부의 거취 문제를 놓고도 연일 충돌하고 있는 집권여당이 자중지란이 심각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신아일보] 이원한 기자 w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