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마이웨이식' 결정과 번복… 리더십 '휘청'
추미애, '마이웨이식' 결정과 번복… 리더십 '휘청'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6.11.15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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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 취임 초기 전두환 예방 일정 취소때도 당 반발

▲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관계자들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과 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양자회담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5일로 예정됐던 박근혜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전격 철회하면서 리더십에 직격타를 입었다.

최순실 정국이 중대 분수령을 맞고 있는 현 시점에서 추 대표의 이같은 행보는 제1야당 대표로서의 리더십에 커다란 상처를 입게됐다.

추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야3당과 시민사회가 비상시국기구 구성을 위해 구체적인 노력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 대표는 "야권과 시민사회가 국민의 뜻을 받들어 대통령을 조속히 퇴진시키고 조속한 국정 정상화와 국민이 원하는 민주정부 이행을 위해 힘을 합쳐 퇴진운동에 박차를 가하도록 전력투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추 대표는 "제 뜻과 다르게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며 "두 야당에도 이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추 대표의 이번 결정 번복은 야권의 공조전선에 균열을 초래하고 추후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회담의 성사를 어렵게 만드는 등 정국의 해법을 더욱 꼬이게 만들었다는 책임론을 불러왔다.

추 대표의 이같은 결정 번복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당대표 취임 열흘 만인 9월8일 전두환 전 대통령 예방 계획을 잡았다가 당내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당시에도 추 대표는 공식적인 의사수렴 과정 없이 전 전 대통령 측에 예방하고 싶다는 의사를 먼저 전달한 뒤 일정을 확정했다.

그러나 당내는 물론 여론의 반발이 거셌고 결국 긴급 최고위를 소집해 설득에 나섰지만 실패, 일정을 취소했다.

당시 당내 최고위원들과의 논의 과정을 생략한 채 만남을 진행해 소통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번에도 추 대표는 최고위나 의총 등 당의(黨意)를 묻는 과정을 생각하고 영수회담을 소신대로 밀어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밤 우상호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의견을 구하긴 했지만 사실상 입장을 정한 뒤 통보하는 형식에 가까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번에도 이같은 일정이 알려지자 당은 벌집을 쑤신듯 시끄러웠다.

이미 '100만 촛불'로 박 대통령에 대한 퇴진 여론이 기정사실화 한 상황에서 야권 공조까지 무너뜨려가며 박 대통령을 만날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번 사태로 추 대표가 당 안팎에서 위기에 처할 조짐이 보이자 당시 추 대표를 지지했던 친문(친문재인) 세력도 바짝 긴장하는 눈치를 보이고 있다.

실제 문 전 대표 측은 추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 소식이 알려진 뒤 매우 당혹스러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추 대표는 이번 영수회담 추진과 관련해 유감을 표하며 야 3당과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비상시국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야3당 대표들은 회동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공조 전망은 점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