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반려동물 시장 나홀로 호황
불황 속 반려동물 시장 나홀로 호황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6.11.13 1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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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용품 출시… 전년比 매출 36% ↑
"'펫코노미' 고속성장 당분간 이어질 것"
▲ 반려동물 관련 용품 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사진은 주얼리 브랜드 제이에스티나 레드가 지난 9월 출시한 '펫 주얼리' 화보. ⓒ제이에스티나 레드

반려동물 1000만마리 시대, '펫팸(펫+패밀리)'족이 크게 늘면서 반려동물 관련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개·고양이 등을 위한 겨울 패딩은 기본이며 면역력강화용 보양식, 반려동물을 위한 각종 보험상품과 신용카드 등 이미 셀 수 없는 반료동물 관련 상품들이 출시됐다.

유통업계와 금융업계까지 각종 업게에서 반려동물 사업에 활발히 뛰어드는 이유는 이 시장이 불황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장기 불황속에서도 자신이 기르는 반려동물을 위해선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2015년도 동물보호 국민 의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5분의 1이 넘는 21.8%(457만 가구·약 1000만 명)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는 반려동물 시장 규모를 지난해 1조 8000억원에서 2020년 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여신금융협회 통계에서 올해 2분기 반려동물 업종의 카드 결제액은 1339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 늘었다.

온라인쇼핑사이트 가운데 순 방문자 수(UV)가 가장 많은 11번가(www.11st.co.kr)에서 올해 들어 10월 말까지 반려동물 용품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36% 뛰었다.

세부 상품군별로는 반려동물 의류와 사료, 간식, 집(이동 커리어 포함) 등이 각각 26%, 30%, 26%, 23% 늘었다.

매출이 증가하는 만큼 반려동물을 위한 다양한 용품도 출시되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반려동물 용품에 대한 디자인 출원이 2009년에는 68건에 불과했으나 2015년에는 265건으로 4배 가량 증가했다. 올해 9월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237건이 출원된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쇼핑사이트에서는 반려동물의 눈을 자외선과 이물질로부터 보호하는 일명 1만~2만 원대 '도글라스(독+선글라스)', 3만~4만 원대 캡슐 우주선 모양의 백팩(배낭)형 반려동물 '이동 가방' 등이 인기다.

'정관장' 인삼으로 유명한 KGC인삼공사는 지난해 10월 반려동물 건강식 브랜드 '지니펫'을 출시, 히트를 쳤다.

GS25는 지난 11일 빼빼로데이를 앞두고 반려견을 위한 '빼빼로데이 반려견 선물세트'를 판매하기도 했다.

주얼리 브랜드 제이에스티나 레드는 업계 최초로 지난 9월 반려동물을 위한 '펫 주얼리'를 선보였다.

반려동물 시장을 잡기 위한 쿠팡, 티몬, 위메프 소셜커머스 3사의 경쟁도 치열하다.

쿠팡은 반려동물 양육에 주기적으로 사용되는 700여가지 품목에 정기배송 서비스를 실시해 서비스 차별화를 꾀했다. 현재 쿠팡은 반려동물상품을 전담하는 팀을 통해 반려동물 관련 품목 수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고 있다.

티몬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브랜드 상품인 PB상품을 통해 가격면에서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 반려동물용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까지 크지 않지만 카테고리 오픈 후 매년 100% 이상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는 게 티몬 측 설명이다.

이밖에 IT분야 역시 팸펨족을 잡기위한 제품개발에 한창이다. 이들 용품들은 수 십만 원대의 가격에도 불구, 찾는 애견·애묘인들이 많다.

자동 청소 기능을 갖춘 스쿱프리 고양이 자동화장실(24만8780원), CCTV(폐쇄회로TV)를 갖춰 사람이 집을 비워도 스마트폰으로 반려동물의 상황을 확인하고 사료도 줄 수 있는 카메라 내장 자동급식기(31만9000원), IoT 기술로 반려견의 운동량과 칼로리(열량) 소모를 점검할 수 있는 목걸이형 'SK텔레콤 펫핏'(6만9000원) 등이 모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편 정부도 지난 7월 반려동물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신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대책을 세운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구 분화가 가속화되면서 펫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며 "'동물 가족'의 행복에 초점을 맞춘 제품들이 대거 출시되고 있어 펫코노미(펫+이코노미·반려동물 산업)의 고속 성장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저성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반려동물시장이 미래성장동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