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프라 투자 기대감↑… 금속원자재 가격 급등
美 인프라 투자 기대감↑… 금속원자재 가격 급등
  • 강태현 기자
  • 승인 2016.11.13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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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t당 6000달러 넘어서…철광석 2년만에 최고가

중국의 경제지표 개선과 미국의 인프라 투자 기대감 등으로 금속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구리 선물가격은 t당 6000달러를 넘겼고, 철광석 가격은 2년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13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6시 51분(한국시간) 3개월물 구리 가격은 t당 6025.50달러까지 올라 1년 5개월 만에 장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간 구리 가격은 지난해 6월 11일 이후 단 한 번도 장중에 t당 6000달러 선을 넘기지 못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전날인 10일 t당 5601달러로 마감해 연초 대비 19%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에는 소폭 하락하며 t당 5549.0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구리 가격은 지난달 24일부터 14일 연속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이번주 주간 상승 폭은 11.18%로 2011년 10월 22∼28일 14.42% 치솟은 이후 5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이처럼 최근 며칠 새 구리 가격이 급등한 것은 최근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가 호조를 보이고 미국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인프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구상을 밝혔기 때문이다.

산업재, 소비재로 두루 쓰이는 구리는 세계 경기에 따라 가격이 민감하게 움직여 경제 상황을 판단하는 '닥터 코퍼'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중국의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 상승했다. 이는 2011년 12월 이후 약 5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소비자물가지수(CPI)도 2.1%의 상승률을 보여 시장 예상치인 0.9%를 훌쩍 웃돌았다.

시장조사업체 마킷과 차이신이 집계·발표하는 중국의 10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1.2로 2년 3개월 만에 최고였다.

이 같은 지표 덕에 중국 경제가 경착륙 우려를 털고 안정을 찾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가 당선 연설에서 "도심을 재정비하고 고속도로와 다리, 터널, 공항, 학교, 병원을 다시 지을 것"이라며 인프라 투자 의지를 다지면서 제조업 부활 기대가 커졌다.

샤오푸 중국국제은행 원자재시장 전략부문장은 "잠재적인 미국 경기부양책과 긍정적인 중국 경제지표가 구리 시장 랠리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며 "투기세력도 구리 시장으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의 구리 가격 강세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구리 가격이 과도하게 올랐으며 단기간의 상승장이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코메르츠방크는 "구리 가격 상승은 지속 불가능하며 투자자들이 펀더멘털에 집중하는 순간 가격이 단기간에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중국 규제 당국이 투기세력을 억제하기 위해 구리 거래와 관련해 새로운 규제를 내놓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는 여타 금속원자재 가격도 끌어올렸다.

철광석 가격은 2년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철 함유량 62%인 칭다오항 인도 철광석 가격은 11일 t당 79.81달러를 기록해 2014년 10월 30일 이후 최고가였다.

최근 일주일 주간 상승 폭은 23%에 달해 2008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컸다.

또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11일 중국 다롄(大連)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철광석 선물가격은 t당 571위안으로 연초 대비 무려 58.6% 치솟았다.

이외에도 알루미늄, 니켈, 아연 등 기초금속 가격이 오름세를 보였다.

런던금속거래소에서 알루미늄 3개월물 가격은 11일 장중 t당 1794.50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20일 저점 대비 11% 이상 뛴 셈이다.

장중 치솟았던 알루미늄 가격은 이후 t당 1745.00달러로 하락 마감했지만, 여전히 연초 대비 15.79% 뛰었다.

상하이에서는 알루미늄 가격이 t당 1만4255위안을 기록해 2014년 9월 이후 최고가를 보였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니켈과 아연 가격도 11일 모두 장중 연고점을 경신했다.

아연 3개월물 가격은 이날 오후 10시 32분 t당 2637.00달러, 니켈 3개월물은 10시 35분 t당 1만2145.00달러까지 올랐다.

[신아일보] 강태현 기자 th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