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소리 들었을 것"… 외신도 앞다퉈 촛불집회 보도
"靑 소리 들었을 것"… 외신도 앞다퉈 촛불집회 보도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6.11.1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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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한국 첫 여성 대통령 레임덕 위기에 처했다"
CNN "수년간 좌절감 커져"·BBC "집회 목표는 대통령"
"100만명 모였는데 평화집회" 축제 분위기 소개하기도
▲ 2016년 민중총궐기 대규모 집회가 열린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청 앞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촛불을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주요 외신들도 12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서울 광화문 등에서 벌어진 촛불집회를 앞다퉈 보도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각 매체들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 국정개입 의혹을 자세히 다루며, 대규모 집회로 박근혜 대통령이 최고 위기를 맞았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국 곳곳에서 올라온 100만명이 서울 도심을 가득 메웠다며 "박 대통령이 임기 중 최악의 위기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WP는 한국에서 부패 스캔들은 낯선 일이 아니지만, 이번 일은 민주주의에서 벗어났다고 느끼게 하면서 수많은 이의 분노를 샀다고 진단했다.

로이터통신은 "야당 의원들이 시위에 참가하면서 국회 내에서 박 대통령 하야를 지지하는 세력이 늘어나고 있지만 탄핵을 위한 공식적인 움직임은 아직 없다"며 "아직까지 한국에서 임기를 마치지 못한 대통령은 없다"고 설명했다.

AP통신은 "시민은 '누가 진짜 대통령이냐', '박근혜 퇴진'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집회에 참여했다"며 "내년 대선을 앞둔 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한국 첫 여성 대통령이 레임덕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

미국 CNN은 아예 촛불시위 상황을 생중계로 전하며 모든 세대가 시위에 참여해 박 대통령의 사과와 퇴진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BBC 방송은 이날 집회가 박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열렸다면서, 만약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 있었더라면 이들의 소리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태로 국력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순실 사태로 정치적 불안정성이 커졌다"며 "장기적인 성장 전망과 국가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 일본 주요 신문들이 지난 12일 밤 서울에서 열린 사상 최대의 촛불집회를 13일자에 일제히 보도한 모습.ⓒ연합뉴스
일본 언론은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을 꾸준히 보도해온 데 이어 촛불집회 역시 상세하게 전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한국 박 대통령의 측근과 비서관들이 체포된 사건을 두고 지난 12일 22만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가 개최됐다"며 참가자 중 한 명의 인터뷰를 싣는 등 시위 상황에 대해 자세히 다뤘다. NHK는 이번 시위가 국정에 미칠 여러 가지 영향과 효과 등을 분석하는 기사도 내보냈다.

교도통신은 "박 대통령이 두 번에 걸쳐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퇴진 요구가 누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국정 마비를 피할 수 없는 정세라고 분석했다.

중국 언론은 사실 위주로 차분하게 전달하는 분위기다.

중국 반관영통신인 중국신문망은 서울에서 2008년 이래 최대규모의 집회가 이뤄졌으며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 박근혜 대통령에 하야와 '비선실세'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망도 서울발 기사에서 2000년 이래 최대규모 집회가 개최돼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다면서 이날 오후 6시 현재 광화문 광장에 모인 촛불시위 사진을 게재했다.

이번 집회의 평화로운 분위기를 전달하는 외신들도 눈에 띄었다.

로이터통신은 학생, 가족, 젊은 연인, 휠체어를 탄 장애인 등이 참가한 평화 시위가 열렸다며 과거 노동조합과 시민 단체가 이끈 일부 폭력 시위와는 대조적이라고 설명했다.

BBC는 "지난주보다 목소리가 더 높아졌지만 여전히 평화로운 집회"라고 평했다.

AFP통신은 촛불시위로 긴급뉴스로 타전하면서도 "가족, 친구와 함께 나온 집회 참가자들은 평화로운 모습이었고, 간간이 공연자나 활동가의 요청에 따라 거대한 무대를 향해 귀가 먹먹할 정도로 함성을 질렀다"고 보도했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