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美 북핵 접근법 변할까
[트럼프 당선] 美 북핵 접근법 변할까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6.11.0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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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북핵 문제에 어떻게 접근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북핵 및 북한 김정은에 대해 언급은 했지만 북핵해법과 대북정책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구상을 하고 있는지는 불투명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더욱이 트럼프 당선인을 도와온 인사들을 살펴봐도 외교·안보 쪽 인사들도 극히 제한적이다.

따라서 트럼프 당선자의 북핵 및 대북정책 구상은 인수위 팀과 외교·안보 참모진이 꾸려지고 최소 몇 달간의 정책리뷰를 거친 후에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는 선거 과정에서 “중국은 북한 문제에 강력한 영향력이 있다”면서 “중국이 더 깊이 개입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중국 역할론을 꺼내든 바 있다.

또 북한의 핵·미사일이 미국에도 직접적인 위협으로 다가오는 상황을 감안하면 북핵을 용인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트럼프 당선인은 일단 기존의 대북 제재·압박 기조를 유지하면서 북한의 태도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중국을 몰아세울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도 중국의 역할에 공을 들이며 때로는 압박을, 때로는 설득을 병행했지만 여전히 북한을 전략적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는 중국으로부터 김정은의 생존을 위협할 정도이 압박 공조를 얻어내지 못했다.

따라서 트럼프가 기존 접근으로 북핵 해법의 실마리를 찾지 못할 경우 ‘강온 양면’의 접근법을 취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는 “김정은과 회의 테이블에서 햄버거를 먹으며 협상할 것”이라면서 북한 김정은과의 대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트럼프의 이 같은 언급에 비춰보면 북한과의 탐색적 대화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대북 제재·압박 강화를 분명히 해온 클린턴 후보보다는 트럼프를 상대적으로 선호해온 것으로 관측되는 북한이 더 이상의 핵 무력 증강 중단을 약속하고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획득하기 위해 트럼프 당선자와의 협상에 적극 나설 수도 있다.

반대로 북한과의 협상이 벽에 막히고, 북한의 추가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로 미국의 안보에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는 한계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되면 트럼프는 미국 조야에서 그동안 제기해온 대북 예방타격이나 선제타격 카드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질 수도 있다.

오바마 행정부와 함께 대북 제재·압박 강화에 올인해온 우리 정부로서는 미국이 북한과 탐색적 대화에 나서든, 한반도에 일촉즉발의 전쟁위기를 몰고 올 수 있는 대북 선제타격론을 미국이 고민하는 상황이든 모두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여기에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상향하지 않으면 주한미군 철수도 불사하겠다는 트럼프의 공언이 있는 만큼, 한미관계의 불협화음이 나오고 대북공조에 틈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