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문고리3인방' 정면겨냥… '고립무원' 朴대통령
檢, '문고리3인방' 정면겨냥… '고립무원' 朴대통령
  • 전민준·조재형 기자
  • 승인 2016.11.0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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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성 구속·안봉근·이재만 곧 조사 예정
대통령, 공식일정 최소한 채 수습책 고민

▲ 절기상 입동(入冬)인 7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청와대가 안개에 싸여 있다. ⓒ연합뉴스
손과 발이라고 할 수 있는 핵심참모들의 경질, 측근의 구속에다가 이어지는 퇴진 요구에 '고립무원' 상태에 빠진 박근혜 대통령이 돌파구를 찾는데 고심이다.

'정윤회 문건' 파동에도 끄떡없었던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 등 '문고리 3인방'이 물러나면서 박 대통령이 기댈 곳은 점차 좁아지고 있다.

정 전 비서관은 검찰에 구속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이들은 박 대통령이 1998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정치에 입문할 때부터 곁을 지켰던 최측근이다. 박 대통령에게 보고하려면 이들을 거쳐야 한다고 해서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린다.

그런데 현재 상황에서 검찰의 칼 끝이 남은 문고리 2명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 3인에 대한 수사가 일단락되면 곧바로 안 전 비서관과 이 전 비서관에 대한 수사에 나선다.

문고리 3인방 중 맏형격인 이 전 비서관은 청와대 문건유출 의혹에 연루돼있다.

이 전 비서관은 청와대 문서의 보안을 책임지는 총무비서관을 맡았다.

정 전 비서관이 최씨에게 대통령 연설문 등 청와대 기밀문건을 넘겼다면 이 과정에서 이 전 비서관의 개입이나 묵인 없이는 불가능하다.

두 비서관은 구속된 정 전 비서관과 달리 구체적인 혐의가 드러나지는 않은 상황이지만 이미 정 전 비서관이 구속된 상황에서 20년 가까이 지근거리에서 대통령을 보좌했던 두 비서관에 대한 수사는 당연한 수순이다.

박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아는 3인방에 대한 수사의 최종 타깃은 박 대통령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책임총리라며 기습적으로 내세운 김병준 카드는 야권의 인준 거부로 '돌파구'가 아닌 '폭탄'이 됐다.

야권은 박 대통령의 2선 후퇴, 김병준 총리 내정자의 임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만약 이 두가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정권퇴진운동을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야당은 현 상황에서 김병준 내정자의 총리 인준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여소야대 정국이기 때문에 김병준 내정자의 총리 인준이 사실상 힘들다.

박 대통령은 이번주 공식 일정을 최소화한 채 수습책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이 야권 설득을 위해 직접 국회를 찾거나, 책임총리 공식화 메시지를 내는 방안 등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두고 "'5% 대통령'의 설득과 정치적 기술이 통하겠느냐"는 비아냥 섞인 이야기가 들린다.

[신아일보] 전민준·조재형 기자 mjjeon@shinailbo.co.kr,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