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취업자 절반 이상이 ‘캥거루족’
청년 취업자 절반 이상이 ‘캥거루족’
  • 문경림 기자
  • 승인 2016.11.0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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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동연구원, 청년 5687명 대상 조사… 53.2% “부모가 생활비 부담한다”

▲ 청년층 경제활동상태별 가구특성. (자료=한국노동연구원)
우리나라 청년 취업자 중 절반 이상이 부모에게 의존해 살아가는 ‘캥거루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노동연구원의 ‘청년층 경제활동상태 선택 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 5687명(취업자 4290명·미취업자 1397명)을 조사한 결과 취업자의 53.2%가 ‘부모가 생활비를 부담한다’고 답했다.

‘본인이 생활비를 부담한다’고 답한 청년은 26.7%였으며, 6.5%는 ‘배우자가 부담한다’고 답했다.

기타 응답은 13.5%로, 여기에는 생활비의 ‘가구원 간 공동 부담’이 포함된다.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달리 캥거루족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성인 106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6.1%가 ‘스스로 캥거루족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집계된 37.5%보다 크게 높아진 수치다.

취업자가 캥거루족이 되지 않고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경우도 독립성이 강해서라기보다는, 부모 소득이 워낙 낮아 이에 의존하기 힘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비(非)캥거루족 취업자의 가구소득(취업자 본인 소득 제외)은 1390만원에 불과해, 캥거루족 취업자의 가구소득 3385만원보다 훨씬 낮았다. 가구소득이 낮다보니 자립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보고서는 날로 치솟는 월세나 전셋값 등 주거비 부담과 생활물가의 전반적 상승 등이 캥거루족이 늘어나는 이유로 꼽았다.

결혼을 위한 전셋집 등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상당액의 저축이 필요하지만, 지금처럼 청년층 일자리 임금이 낮거나 비정규직이 많은 경우 그 자금을 혼자서 마련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편 캥거루족은 성인이 된 이후에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않고 부모와 함께 살거나, 경제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하는 청년층을 말한다.

[신아일보] 문경림 기자 rg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