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 370명 “트럼프, 경제에 무지… 뽑지 말아야”
경제학자 370명 “트럼프, 경제에 무지… 뽑지 말아야”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6.11.0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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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자 등 공개서한… “가짜 통계만 되풀이하며 유권자 오도”
▲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자료사진=AP/연합뉴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를 비롯한 경제학자 370명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에 대한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앵거스 디턴, 올리버 하트 등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를 비롯한 경제학자 370명이 공개서한을 내고 트럼프에 대한 반대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경제학자들은 이 서한에서 “트럼프를 뽑는 것은 위험하고 파괴적인 선택이다. 우리는 유권자들이 트럼프를 뽑지 말 것을 강하게 요청하는 바다”라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는 유권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고 중상모략으로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를 깎아내리고 있다”며 미국의 제조업과 무역, 조세 등과 관련한 트럼프의 주장을 비판했다.

이들은 “트럼프의 발언은 믿을만한 전문가의 조언을 듣지 못하는 무능함과 경제에 대한 깊은 무지를 드러낸다”며 “가짜 경제 통계만 반복해서 말하고 부가가치세와 통상 경쟁에 대한 오류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재협상하거나 중국 제품에 관세를 물려 제조업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오하이오와 미시간의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이에 경제학자들은 제조업 일자리는 1970년대부터 감소하고 있으며 무역이 아니라 자동화의 영향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또 트럼프가 미국의 제조업이 가라앉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상 미국의 제조업 생산량은 1980년대 이후 두 배로 늘었다고 경제학자들은 설명했다.

경제학자들은 “트럼프는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세금 부담이 큰 국가 중 하나라고 유권자들을 오도하고 있다”며 “하지만 미국의 소득세와 소비세는 상대적으로 낮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서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수가 낮은 국가로 꼽힌다”고 말했다.

이 서한에는 앵거스 디턴 프린스턴대 교수, 올리버 하트 하버드대 교수, 케네스 애로 스탠퍼드대 교수 등 역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8명과 폴 로머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 쟁쟁한 경제학자들이 서명했다.

앞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19명은 지난달 31일 별도로 온라인에 서한을 게시하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2013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보통 정치에는 끼어들지 않는다”면서도 “공화당 대 민주당의 대결 문제가 아니라 선동 정치가에 대한 분개”라고 밝힌 바 있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