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IB “최순실 사태, 4분기 성장률 둔화폭 키울 것”
해외IB “최순실 사태, 4분기 성장률 둔화폭 키울 것”
  • 김흥수 기자
  • 승인 2016.11.02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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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영향 크지 않지만 실물 경제 상당한 타격”
“통화정책 불확실성↑… 경제개혁 추진 여력 제한”

해외 투자은행(IB)들이 ‘최순실 게이트’ 사태로 올 4분기 경제성장률 둔화 폭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생산중단과 현대차 파업, 청탁금지법 등의 여파로 이미 생산과 소비, 투자가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정치불안까지 가중되면 경기가 경색될 것으로 우려된다.

2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해외 IB들은 최씨 사태로 빚어진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금융시장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성장의 하방 위험은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씨티그룹은 지난 2002년부터 2014년까지 발생한 5건의 주요 정치적 사건이 주식·외환·채권시장에 미친 영향 분석한 결과 최근의 정치적 불안이 금융시장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5건의 사건은 △2002년 6월 김대중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씨 구속 △2004년 3월 노무현 대통령 탄핵 소추 법안 국회통과 △2009년 5월 노무현 대통령 서거 △2012년 7월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 구속 △2014년 4월 세월호 침몰 등이다.

이들 5건의 정치적 사건 발생 후 1주일간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평균 0.6%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도 0.1% 떨어지는 데 그쳤다.

반면 실물경제는 상당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씨티그룹은 실물경제 측면에서 전반적으로 민간심리가 위축되면서 4분기 성장률 둔화 폭이 커지고 경기회복세가 지연될 소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바클레이즈는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라 당분간 경기 안정에 정책의 주안점이 놓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해운업종의 구조조정 여파, 갤노트7 단종사태, 청탁금지법 등의 부정적 여파를 완화시키기 위한 정책의 역할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씨티와 블룸버그 등은 이번 사태로 국회의 내년 정부 예산안 심사가 지연되고 기업구조조정과 경제개혁 추진 여력이 제한될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블룸버그는 통화정책의 불확실성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고 바클레이즈는 내년 1분기에 기준금리가 추가 인하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바클레이즈는 갤노트7 사태로 전자부품과 반도체가 4분기 생산을 제약할 것이며 자동차도 시장점유율 하락과 수요 감소로 인해 큰 폭의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설비투자에서도 SOC(산업간접자본) 투자 부진과 투자 순 유출 기조 등이 장기적인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했다.

[신아일보] 김흥수 기자 saxofon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