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53곳, 미르·K스포츠재단에 자금 출연
기업 53곳, 미르·K스포츠재단에 자금 출연
  • 박정식 기자
  • 승인 2016.11.0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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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기업 12곳도 출연금 내

우리나라 기업 53곳이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12곳은 적자기업인데도 자금을 출연했다.

1일 재벌닷컴과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미르·K스포츠재단에 자금을 출연한 기업은 모두 53개사로 집계됐다. 이 중 23개사가 10억원 이상의 출연금을 냈다.

68억8000만원으로 현대자동차가 가장 많이 냈다. 이어 SK하이닉스 68억원, 삼성전자 60억원, 삼성생명 55억원, 삼성화재 54억원, 포스코 49억원, LG화학 49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현대모비스 △호텔롯데 △기아자동차 △SK종합화학 △SK텔레콤 △KT △LG디스플레이 △롯데케미칼 △삼성물산 △한화 △GS칼텍스 △에스원 △제일기획 △한화생명 △대한항공 △E1 등은 10억∼30억대의 돈을 출연했다.

적자로 법인세 비용이 없는데도 출연금을 낸 기업은 12곳에 달했다.

지난해 별도기준 477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2년 연속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못한 대한항공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모두 10억원의 출연금을 건넸다.

지난해 45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한 두산중공업 역시 4억원을 냈으며 대주주인 두산 역시 7억원을 출연했다.

CJ E&M과 GS건설도 지난해 수백억대 적자를 냈어도 각각 8억원과 7억8000만원을 내놨다.
아시아나항공과 GS글로벌도 각각 3억원과 2억5000만원을 출연했다.

이밖에 △금호타이어(4억원) △LS니꼬동제련(2억4000만원) △GS이앤알(2억3000만원) △LG전자(1억8000만원) △LS엠트론(6200만원) 등도 출연금을 내놨다.

지난해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을 내놓으면서 이들 대기업이 지난해 사용한 기부금 규모도 크게 늘었다.

53곳 중 기부금 내역을 공개한 45개사의 감사보고서상 기부금 합계는 지난해 1조6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1542억원보다 16.8%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제일기획, SK종합화학, GS EPS, GS글로벌, GS이앤알 등은 지난해 쓴 기부금의 50% 이상을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감사보고서 등 공시자료에 기부금 내역이 없는 곳은 한화(15억원), GS건설(7억8000만원), CJ(5억원), LG전자(1억8000만원), LG이노텍(1억원), LS전선(1억원), LG하우시스(8000만원), LS니꼬동제련(2억3900만원) 등으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낸 출연금의 자금 출처와 회계처리에 대한 논란도 예상된다.

또 대다수 기업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고액의 출연금을 낸 사안이 이사회 결의사항 등에 기재되지 않아 자금 집행 과정에 대한 의혹도 일고 있다.

[신아일보] 박정식 기자 js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