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부동산 막히면 강북도 '답답'
강남 부동산 막히면 강북도 '답답'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6.10.3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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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지역 규제시 풍선효과 있지만 '미미'
시장 전반엔 악재 당분간 관망세가 주도

▲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한 부동산 밀집상가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예고한 부동산 대책 발표에 업계가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는 가운데, 어떤 대책이 나오든 시장 전반에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강남은 물론 강북 지역에서도 벌써부터 매수심리가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 대책의 초점이 강남 규제로 맞춰질 경우 투자자들이 강북이나 수도권 일부 지역으로 발길을 돌리는 이른 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지만, 그 정도가 시장 전반의 위축과 비교해선 미미할 전망이다.

31일 업계 전문가 및 관계자에 따르면 내달 3일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를 앞둔 현재 서울지역 주택매매 시장은 대부분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고민하게 만든 장본인이라 할 수 있는 서울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는 물론 강북 지역의 분위기도 '지켜본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한 때 3.3㎡ 당 평균 매매가가 4000만원을 넘어서며 관심을 모았던 강남 3구 재건축 아파트 중 일부는 최근 몇 주 사이 호가가 수천만원이나 가격이 떨어졌다. 그럼에도 잔뜩 얼어붙은 매수자들의 마음을 움직이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북의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상계주공아파트의 분위기도 심상찮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처럼 직격탄을 맞은 것은 아니지만, 정부의 강남 규제 가능성은 이 지역의 매수심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시 노원구에서 상계주공8단지 매물을 취급하는 A부동산 관계자는 "현재는 약 한 달 전에 설정된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데, 최근 매수인들의 발길은 많이 뜸해졌다"며 "강남 쪽이 조용해지니까 강북도 조용해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여전히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환경들이 쉬운 예측을 불허할 정도로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김부성 부동산부테크연구소 대표는 "정치적으로도 어수선한데다 드러난 것이 없어서 정부가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 부터가 예측불허"라며 "과거에도 완전히 예상치 못 했던 정책들이 하나씩 끼워지곤 했다"고 말했다.

다만 과열 논란이 일었던 강남지역에 대한 규제가 현실화 됐을 경우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했다.

우선 강남권을 규제하더라도 마땅한 투자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강북과 기타 수도권으로 투자자들이 몰려가는 풍선효과가 일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만약 강남 위주의 정책이 나온다면 강북 역세권과 수도권택지지구를 중심으로 일부 풍선효과가 있을 순 있다"며 "하지만, 정부의 강한 시장 부양의지가 규제로 전환되는 것으로 볼 수 있어 시장이 활성화 되는데는 전반적으로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서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강남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는 강북권과 수도권택지개발지역에서 나타날 수 있는데, 이 중에서도 강북 재건축·재개발 지역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다만 지역적 특수성으로 인해 가격을 비롯한 여러 부분들에 있어 여타 지역이 강남을 뛰어넘지는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일각에선 강남의 규제는 부동산 시장 전반의 악재로 작용해 풍선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부성 대표는 "부동산 시장에는 동조효과가 있기 때문에 강남을 규제한다고 해서 투자자들이 다른 지역으로 간다고 장담하긴 어렵다"며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든 시장에는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투자자들의 경우 올해 말까지는 시장을 지켜보다가 내년부터 상황을 보고 움직이는 것이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천동환 기자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