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이어 TV시장도 韓·中 대격돌 전망
스마트폰 이어 TV시장도 韓·中 대격돌 전망
  • 전민준 기자
  • 승인 2016.10.3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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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TV 기업, 삼성·LG 맹추격… TCL·하이센스 판매량 급증

삼성과 LG 등 국내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TV 시장에서 중국의 거센 추격이 심상치 않다.

자칫 스마트폰과 더불어 대형 TV 시장의 주도권을 뺏길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올만큼 중국의 상승세는 무서울 정도다.

31일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2010년 4.7%에 그쳤던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대형 LCD 패널(9인치 이상) 시장점유율이 올해 2분기 25.9%까지 올라갔다. 5년 새 5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같은 기간 한국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48.9%에서 35.4%로, 대만 업체들의 점유율은 40.4%에서 35.2%로 나란히 하락했다.

중국의 TV시장을 이끌고 있는 업체는 TCL과 하이센스다.

시장조사기관 위츠뷰(WitsView)에 따르면 TCL과 하이센스는 3분기 판매량을 전분기 대비 각각 42.3%, 29.2%나 늘렸다.

TCL은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을 5.2%에서 6.5%로 1.3%포인트 높이면서 소니(5.4%)를 5위로 끌어내리고 3위로 도약했다.

하이센스도 점유율을 5.4%에서 6.1%로 끌어올렸다.

업계는 이들 업체의 상승세가 중추절·건국기념일 등 연휴기간 판매 호조와 함께 부동산 경기 활황으로 TV 교체 수요가 늘어나는 등 중국 내수 경기 활성화가 TV 업체들의 판매량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과 LG는 여전히 선두 자리를 지켜내고 있긴 하다. 그러나 점유율은 소폭 내려갔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1130만대를 팔아 전 분기 대비 판매량을 6.6% 늘렸지만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 탓에 점유율은 21.2%에서 19.8%로 1.3%포인트 내려갔다.

3분기에 710만대를 판매한 LG전자도 판매량을 1.4% 늘렸지만 점유율은 14.0%에서 12.4%로 약간 떨어졌다.

이 중 LG전자의 TV 출하량 증가폭이 미미한 것은 올해 초 조직개편과 출하량에서 수익성 중심으로의 전략 선회 등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내달 하순 블랙프라이데이가 시작되면 한국과 중국의 TV 시장 전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기존 가격 경쟁력에 브랜드 파워까지 갖춰나가면서 무서운 양적·질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더욱 거세지면서 4분기에는 점유율 격차가 더욱 좁혀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스마트폰 역시 중국의 성장세가 무섭게 전개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체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 동기보다 5.7% 늘어난 가운데 삼성전자의 출하량은 7650만대로 전년 동기보다 약 8.9% 줄었다. 시장점유율 역시 25.0%에서 21.5%로 줄었다.

반대로 화웨이와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출하량은 크게 늘었다. 화웨이는 전년 동기보다 23.7% 늘어난 3340만대를 출하해 시장점유율을 8.0%에서 9.4%로 높였다.

오포는 무려 142.6% 늘어난 2790만대를 출하해 시장점유율 7.9%를 기록했고, 비보는 64.0% 늘어난 1820만대로 5.1%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역시 중국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작년 3분기 1억500만대에서 올해 3분기 1억2090만대로 1년 만에 15%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신아일보] 전민준 기자 mjje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