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보험사 손해율 개선…보험료 인상 영향
상반기 보험사 손해율 개선…보험료 인상 영향
  • 강태현 기자
  • 승인 2016.10.30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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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화·저금리에 추가 인상 가능성↑…소비자 부담전가 우려

올해 보험료를 올린 보험사들의 손해율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보험료 추가 인상에 따른 소비자 부담 전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보험사 손해율(부가보험료 수입액 포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손해보험사 손해율은 지난해 말 98.6%에서 올해 상반기 말 95.5%로 하락했다.

손해율이란 가입자가 낸 보험료에 견준 보험사 지급 보험금의 비율로, 이 비율이 100%를 넘으면 가입자들이 낸 보험료보다 보험사가 준 보험금이 많다는 뜻이다.

보험료는 보험금 지급에 대비하기 위한 위험보험료와 광고·영업·인건비 등 사업비로 쓰이는 부가보험료로 나뉘는데, 위험보험료만 고려한 손해율 개념보다 부가보험료를 함께 고려한 손해율 개념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유용하다.
 
주요 손보사의 6월 말 기준 손해율 현황을 보면 삼성화재가 94.4%로 6개월 전보다 1.1%포인트 낮아졌고, 현대해상이 96.7%로 같은 기간 3.9%포인트 하락했다.

동부화재와 KB손보는 각각 96.5%, 95.0%로, 6개월 전보다 0.8%포인트, 4.1%포인트 떨어졌다.

생명보험업계도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손해율이 같은 기간 82.7%에서 80.9%로 하락했고, 한화생명(2.2%포인트 하락), 교보생명(2.9%포인트 하락) 등 다른 주요사의 손해율도 개선세를 보였다.

보험사들의 손해율 개선은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보험료 인상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금감원이 정의당 심상정 의원에게 제출한 실손 보험료(영업보험료) 현황을 보면 올해 24개 보험사의 실손 보험료는 지난해보다 평균 18% 인상됐다.

금융당국의 결정에 따라 보험료 산정이 자율화되면서, 그동안 손해가 누적됐음에도 억눌려 있던 상승 요인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보험업계는 설명한다.

이런 보험료 상승 추세는 손해율과 관련된 보장성 보험 외에 다른 각종 보험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주요 생명보험사들은 이미 지난 4월에 일제히 3% 안팎이던 예정이율을 2.75% 수준으로 조정한 바 있다.

예정이율에 맞춰 보험료 할인을 적용하기 때문에,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고객이 내야 하는 보험료는 오르게 된다.

손해율 하락세에도 보험료 자율화 영향으로 보험사들의 보험료 인상 분위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료 자율화 이후 그간 반영되지 못했던 인상 요인을 자율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데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보험료는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용진 의원은 "보험사들이 손해가 막심하다고 항변하지만 부가보험료 수입까지 합산해도 상황이 좋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보험료 인하 여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된 만큼 금융당국이 나서서 보험료 현실화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아일보] 강태현 기자 th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