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 들이다 밥 태울라'...속 타는 부동산 시장
'뜸 들이다 밥 태울라'...속 타는 부동산 시장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6.10.27 16: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 "내달 3일 방안 내 놓겠다, 확정된 건 없어"
발길 끊긴 강남 부동산 "집 값 내려도 거래 없어"

▲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현안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내달 3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강남 재건축발 부동산 경기 과열 현상에 대해 선별적·단계적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명확히 드러난 것이 없어 시장의 불안감은 높아만 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 시장 상황은 이상 현상이 분명한 정도에 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명확한 입장과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2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1차 경제현안점검회의를 통해 최근 이상과열 논란이 일고 있는 부동산 시장 관련 선별적·단계적 대책을 내달 3일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주택시장 동향 및 대응방향을 비롯해 △조선·해운업 경쟁력 강화방안 △조선 밀집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 △한진해운 관련 동향 등이 논의됐다.

정부는 그동안 부동산 시장의 이상 징후를 감지했음에도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았다. 규제를 한다는 것인지 시장에 맡긴다는 것인지 조차 명확하지 않은 상태로 시간만 흘렀다.

이런 가운데 언론과 시장에선 갖가지 추측이 난무했고, 정부 또한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불안감이 엄습한 시장은 급속도로 냉각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일 기준 재건축 아파트의 3.3㎡당 평균 가격이 사상 첫 4000만원을 돌파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던 강남3구의 경우 이 같은 현상이 더욱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에 위치한 한 부동산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책이 나올 것이란 소식이 들렸던 지난주 초부터 거래가 거의 중단된 상태"라며 "42㎡ 기준 10억 5000만원에 거래되던 개포주공 1단지 아파트가 현재 10억 2000만원까지 떨어졌지만, 여전히 거래가 어렵다"고 털어놨다.

정부가 뒤 늦게 시일을 공표하고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올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국토부 관계자는 "문제 지역에 대해 맞춤형 대책을 세우고, 지역별 상황에 따라 단계적인 대응을 해나갈 계획"이라면서도 "아직 모든 것이 검토 단계이고, 부처간 협의가 끝나지 않아 무엇도 확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에 이미 분명한 문제가 드러난 상태기 때문에 정부의 발빠른 대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은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맞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을 때"라며 "비정상적 분양권 거래과 특정단지 청약과열 등의 현상은 누가봐도 이상한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의 진단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천동환 기자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