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연설문’ 의혹 일파만파… 유출은 누가 했나?
‘대통령 연설문’ 의혹 일파만파… 유출은 누가 했나?
  • 전민준 기자
  • 승인 2016.10.25 14: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와대, 광범위하게 경위 파악 중… 박 대통령 인지여부도 쟁점 될 듯

▲ '비선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각종 연설문을 미리 받아봤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청와대는 구체적인 언급을 삼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공식 연설문을 사전에 받았다는 의혹이 보도된 이후 누가 왜 유출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커져가고 있다.

JTBC는 24일 최씨가 사무실을 비우면서 건물 관리인에게 처분해 달라고 두고 간 컴퓨터에서 박 대통령 연설문 44개를 비롯해 200여 개의 파일이 발견됐다면서 최씨가 박 대통령의 각종 연설문을 사전에 받아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씨가 각 파일을 어디선가 받아서 본 시간은 박 대통령이 실제 연설을 하기 전이었다. 공식 행사 연설문은 물론 국무회의 발언, 대선 유세문, 당시 대선후보 TV토론 자료, 당선 공식 연설문 등도 포함됐다.

이번 보도는 그동안 제기됐던 각종 최 씨 의혹이 박 대통령과의 관계를 이용한 최씨 개인 비리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던 청와대 기존 입장과 달리, 최 씨가 청와대와 직접 연결됐을 것이라는 정황이 담긴 의혹을 제기해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최 씨가 미리 받은 것으로 보도된 문건들을 보면 공개 연설문이나 회의 모두 발언은 물론 취임 전 2012년 대선 유세 과정에서의 각종발언 자료들이 포함돼 있어 핵심 인사가 유출했을 것이라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012년 8월 고(故) 육영수 여사 추도식에서 한 유족대표 인사말이나 같은 해 12월4일 대통령 후보자 토론회 준비자료와 같은 내부 문건까지 최 씨에게 사전에 파일 형태로 전달됐다는 것이 해당 의혹을 뒷받침하는 사례다.

이에 박 대통령의 연설문 등을 최씨에게 건네준 이는 청와대에서 연설문 작성과 수정 등에 관여하는 핵심 참모이며, 당선 전부터 박 대통령 지근거리에 있던 인사일 개연성이 높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부속실과 연설기록비서관실, 연설문 작성 과정에 관여했던 전직 참모 등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경위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의혹 보도가 사실이라면 박 대통령이 이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도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인지 여부와 관련해 청와대는 “경위를 파악하는 중”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한편 최 씨는 박 대통령의 ‘40년 지기’이자 고(故) 최태민 목사의 딸로서 박 대통령이 과거 이끌던 구국여성봉사단, 육영재단 등에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아일보] 전민준 기자 mjjeon@shinailbo.co.kr